검찰총장 수사 외압 의혹 남김없이 규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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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수사 외압 의혹 남김없이 규명돼야
  • 연합뉴스
  • 승인 2018.05.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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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검찰총장의 수사 외압 의혹을 잇달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검사장이 이끄는 수사단이 '항명'으로 비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수뇌부를 정면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태다. 검찰이 일찍이 수사 외압 의혹에 휘말린 것도 당혹스러운 일인데, 의혹을 스스로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현직 검찰총장마저 의혹의 도마 위에 오르는 사태 전개는 매우 유감스럽다.

안 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강원랜드 취업 청탁 의혹을 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춘천지검이 소환하려 하자 문 총장이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일반 다른 사건과는 달리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조사를 못 한다"며 춘천지검장을 질책하고 소환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문 총장의 강요 혹은 직권남용 혐의점을 밝혀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에 대검은 "증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소환하는 것은 무혐의 처분을 염두에 두거나 부실수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며 보강 수사를 지시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질책을 받은 수사팀이 추후 권 의원을 소환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을 보면 보강 수사 지시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또 광주지검장이 이끄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도 3쪽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문 총장과 수사 과정의 갈등을 공개했다. 수사단은 "지난 1일 권 의원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알리자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을 대검에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영장 청구를 보류하라는 지휘를 받았다는 것이다. 문 총장은 "수사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이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3개월 전 수사단을 출범시키면서 검찰 내부를 겨냥한 수사일수록 공정해야 한다며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물론 보고조차 받지 않겠다고 한 문 총장의 공언에 정면배치되는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 2월 춘천지검 검사이던 안 검사의 폭로로 불거졌다. 안 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 춘천지검장이 관련자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 종결을 지시했고, 권성동 의원 수사를 흐지부지되게 하는데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의 개입을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폭로를 계기로 채용비리와 검찰 수뇌부 외압 의혹까지 수사할 독립적 수사단을 꾸리도록 한 것인데, 문 총장마저 외압 의혹에 휘말린 것은 역설적이다.

권 의원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방침이 매듭되지 않았고 검찰의 최종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문 총장 외압 의혹의 진실은 신중하게 판단돼야 할 사안이다. 해명대로 문 총장의 법리적 문제에 대한 의견 제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검 반부패부는 물론 법무부 검찰국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등 수사단의 칼날이 검찰 심장부를 직접 겨누게 됨에 따라 문 총장이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당초 방침을 뒤집었거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소관 법사위원장인 권 의원의 영향력 때문에 '거래'를 염두에 둔 지휘권 행사였다면 검찰의 신뢰는 다시 추락할 것이다. 명백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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