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을 잡아라" 지방선거 후보들 사찰 순례 '비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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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을 잡아라" 지방선거 후보들 사찰 순례 '비지땀'
  • 연합뉴스
  • 승인 2018.05.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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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 가장 큰 행사 '부처님오신날' 얼굴 알리기 안간힘
2∼3곳은 기본, 1시간 단위로 사찰 5∼6곳 방문 강행군도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전국 유명 사찰에는 6·13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선거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터라 출마자들은 운집한 불교 신자들 앞에서 자신을 알리려 애를 썼다.

몇몇 후보들은 이른 아침부터 출마 지역 내 사찰을 돌기 시작해 5∼6곳 이상을 찾는 강행군도 마다치 않았다.

▲ 속리산 법주사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 [보은=연합뉴스]

경기지사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이날 경기지역 주요 사찰들을 순회하며 불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남양주 봉선사, 여주 신륵사, 성남 대광사를 차례로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인간이 평등한 존재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남 후보도 포천 왕산사, 남양주 봉선사, 화성 용주사, 수원 봉녕사를 찾아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함께 공양을 올렸다.

그는 불가의 가르침인 '사섭법(四攝法)'을 예로 들며 "여전히 남아있는 갈등과 분열, 대립과 반목이 우리 사회의 통합과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자비와 평화를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봉선사에는 이 후보가 오전 9시 30분에, 남 후보가 오전 11시에 방문해 점심 공양 때 두 후보가 만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일정이 엇갈리며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이날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하고 스님, 신도, 방문객들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해인사 방문 뒤 페이스북에 "경남도민들이 눈물 흘리지 않게 경남 경제를 살리고 경남을 바꾸겠다"며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오월의 햇살처럼 경남도민 한분 한분, 그리고 온 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양산 통도사 법회에 참석한 후 해인사를 잇따라 방문해 불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김 후보는 통도사 법회에 참석해 방명록에 '부처님의 자비의 뜻을 잘 새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바른미래당 김유근 경남지사 후보도 해인사를 방문해 법당에 큰절을 올리고 법회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는 원주 구룡사에서 열리는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 이어 춘천 삼운사의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불심을 파고들었다.

최 지사는 "부처님의 가피로 남북평화와 강원도의 발전을 기원했다"며 불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자유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는 무교이나 석가탄신일을 맞아 평창 월정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불심 잡기에 나섰다.

정 후보는 "올림픽 기반시설과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중심으로 한 관광자원 연계 등으로 도내 사찰의 아름다움과 불교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 봉축법요식 찾은 정부·정당 관계자들부처님오신날인 22일 오전 정부·정당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2018.5.22 (서울=연합뉴스)

충북지사 후보들도 이날 도내 주요 사찰을 순회하며 불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는 이날 오전 대한불교 조계종 5교구 본사인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의 법요식에 참석해 축원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는 도내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청주의 사찰을 집중적으로 돌며 신도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는 법주사와 용화사, 명장사 등을 잇달아 방문해 불자들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중구 형통사와 유성구 광수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에 참석한 뒤 오후에 대덕구 죽림정사와 유성구 장동 태전사로 이동해 주민들을 만났다.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도 오전 10시 유성구 광수사에서 열리는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에 참석한 뒤 유성구 장동 태전사로 이동해 사찰을 찾은 불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는 오전 천안 천불사·만수사와 예산 수덕사, 논산 관촉사, 공주 마곡사 등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 행사에 참석했다.

양 후보는 "부처님은 모든 이웃에게 헌신하고 기쁨을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지만, 박근혜·이명박 정부 아래 우리 삶은 그렇지 못했다"며 "이제 문재인 정부와 함께 부처님의 자비행을 힘써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도 이날 오전 천안 광덕사·만수사 등을 찾는 등 도내 사찰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인제 후보 캠프 측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민을 분열시키고 적폐라는 이름으로 편을 가르는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도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충남을 부유하고 젊은 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도지사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하진, 민주평화당 임정엽, 정의당 권태홍 후보 등은 조계종 제17교구의 본사인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 앞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 신도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들 후보는 축사하지는 않았지만 월주 대종사와 성우 주지스님 등과 대담을 하고 행사에 참석한 1천여 명의 신도들과 인사하는 등 불심 잡기에 전력했다.

제주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제주시 아라동 관음사를 시작으로 천왕사 등을 찾아 불심을 파고들었다.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오전 9시 제주시 홍법정사 식전인사를 시작으로 보림사와 관음사, 남국사, 문강사, 관음정사 등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사찰을 돌며 공을 들였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와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 등도 불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 동화사 찾은 대구시장 후보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오전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팔공총림 봉축대법회에 6·13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권영진,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바른미래당 김형기 예비후보. 2018.5.22 (대구=연합뉴스)

부산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와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는 22일 오전 10시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해 불심에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밖에 부산의 유명 사찰을 5곳을 찾아 불교계 표심을 공략했다.

서 후보도 오전 7시 영주암을 시작으로 이날 하루 모두 11곳의 사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증심사 봉축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에는 길상사에서 열린 불교 음악회를 찾아 신자들과 만났다.

이 후보는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있지만, 아직 평화의 봄이 만개하기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며 "부처님의 큰 사랑이 한반도 평화와 화합으로 싹트기를 염원한다"고 기원했다.

민주당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는 이날 순천 송광사 대웅전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헌촉했다.

김 후보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어 가자"며 "소외당하는 이 없이, 모두가 함께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임대윤, 한국당 권영진,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는 오전 11시께 대구 동화사에 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해 불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 불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울산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바른미래당 이영희, 민중당 김창현 후보도 전날부터 초파일 전야제를 찾거나 새벽부터 정토사, 문수사 등 지역 주요 사찰 8∼9곳을 찾아다니며 불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강행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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