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수험생만 입시 불이익 우려"…고3 시험지 유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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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수험생만 입시 불이익 우려"…고3 시험지 유출 일파만파
  • 연합뉴스
  • 승인 2018.07.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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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수능 앞둔 고3 불안감 가중…추가 의혹 밝혀지면 광주교육 망신
▲ 경찰, '고3 시험지 유출 사건' 압수수색 17일 '고3 시험지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수사관이 사건이 발생한 광주 한 고등학교에서 챙겨온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이 학교 행정실장은 올해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든 과목 시험지 복사본을 빼돌려 학교운영위원장인 학부모에게 전달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모 고교 고3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학교 압수수색 등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년 전 생활기록부 조작 파문을 일으켰던 광주 모 여고 사건 때처럼 수시전형과 수능을 앞둔 다른 학생들까지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가성이나 다른 연루자가 나오는 등 추가 의혹이 확인되면 파장은 지역 교육계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번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험지 유출은 발각 초기만 해도 고3 자녀를 둔 학교운영위원장의 과욕과 학교 행정실장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는 듯했다.

학교 측이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을 즉시 시인하고 수사 의뢰까지 하자 경찰 수사만 끝나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건 초기부터 제기됐던 '이번 한 차례만 했겠느냐'는 의혹이 경찰 수사를 통해 중간고사 시험지까지 빼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시험지 유출로 면학 분위기가 엉망이 된 학교는 압수수색까지 당하면서 쑥대밭이 됐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역 교육계는 남아 있는 추가 의혹까지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시험지 유출을 대가로 금품이나 다른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시험지 유출에 윗선이나 다른 제3자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지역 교육계 전체가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교육계는 무엇보다 수능을 코앞에 둔 다른 고3 학생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한다.

2년 전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모 여고 사례에서 경험했듯이, 그 피해는 같은 학교 다른 학생들은 물론 이 지역 다른 수험생들까지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당했다.

당시 해당 여고 수험생들의 지원서류가 대학들로부터 외면받았다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해당 학교 한 학부모는 "잘못한 학생은 학교를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아 있는 우리 애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학교 이미지가 먹칠이 돼 버렸는데 올해 수시는 이미 끝난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시교육청은 생활기록부 조작 사건의 피해를 경험했던 만큼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전혀 손을 쓰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경찰 수사 중이란 이유로 자체 감사 결과는 함구하면서도 정작 해당 학교 교장을 기자들 앞에 불러 사과를 시키는 등 사태를 진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부채질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한 교원단체는 해당 학교에 교원노조가 없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역 교육계는 근거 없이 떠도는 불필요한 의혹이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해야 아무런 잘못이 없는 학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우리 학교에 이런 일이 생겨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이라며 "의혹은 의혹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밝히되 억울한 불이익을 당하는 수험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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