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박근혜 정부 때와 바뀐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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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박근혜 정부 때와 바뀐 게 없다
  • 연합뉴스
  • 승인 2018.07.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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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제·인력, 전 정부 홀대 그대로 이어져…불신 확산
지역사회 "정부가 옛 전남도청 핑계로 전당 정상화 뒷전"
▲ 아시아문화전당 전경

박근혜 정부에서 극심한 홀대를 받았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격하된 위상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총 사업비 5조3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을 전 정부들이 전당의 직제를 낮추고 인력을 축소하는 바람에 전당장 공석으로 인한 직무대리 체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년 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문화전당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지역사회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고 있다.

1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력은 현재 전당과 아시아문화원 두 기관 소속 직원 220명이다.

전당에는 전당 업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파견 공무원과 전문임기제 직원 등 60명이 근무한다.

전당 콘텐츠를 담당한 위탁기관인 아시아문화원은 정규직 90명과 계약직 70명 등 모두 160명이다.

아시아문화원 원장은 따로 있지만 아시아문화원을 포함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총괄업무는 전당장이 맡는다.

아시아문화전당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 예술계에서는 이 전당장의 직급을 차관급으로 상향하고 전당·아시아문화원 인력을 늘려야 전당이 정상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체부는 전당과 아시아문화원 적정 운영 인력을 623명 정도로 봤었지만 지난 정부가 이를 3분의 1수준으로 축소했다.

지역 예술계는 600여명도 부족하고 900∼1천명은 확보돼야 전당에 부여한 비전과 목표에 걸맞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당장 직급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전당장은 전문임기제 가급으로 박근혜 정부가 2015년 직제개편을 통해 1급 관리관부터 4급 서기관 상당의 공무원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인력마저 축소한 곳에 전당장 위상마저 떨어져 당시 지역 정계·문화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지만 그대로 시행됐다.

▲ 아시아문화전당

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아시아문화전당의 이같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을 이유로 아시아문화전당 정상화 사업까지 뒤로 미뤄진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기훈 상임이사는 "옛 전남도청 복원과 아시아문화전당 정상화는 별개 사안인데도 정부가 이를 이유로 전당 정상화를 후순위로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상임이사는 "박근혜 정부가 최초 계획의 4분의 1로 토막 내 버린 전당 조직을 문재인 정부가 하루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도 전당 정상화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당장 직급 상향과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아시아문화전당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문화전당은 국립이긴 하지만 광주의 콘텐츠이기도 한만큼 지역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지역정치권도 이 문제에 관심을 두도록 촉구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2002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2023년까지 5조3천억원을 투입해 광주를 아시아 문화의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2008년 6월 기공식을 한 뒤 모두 7천6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예술극장, 창·제작 공간인 창조원, 어린이문화원, 정보원, 교류원, 외곽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2015년 11월 공식 개관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직제와 인력 부족으로 1조원 가깝게 투입한 전당이 활성화되지 못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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