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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소득분배 악화…원인 진단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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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3  21: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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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수준의 가계소득 양극화가 반년째 이어졌다. 통계청은 23일 올해 2분기 가계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2인 이상 가구)이 5.23배로 작년 2분기(4.73배)에 비해 0.50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1분기(5.95배)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2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5.24배)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가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가계의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소득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심각하게 나빠진 분배 지표는 소득분배 개선을 주창해온 문재인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2분기 최하위 계층인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32만5천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6% 줄었다. 1분기(-8.0%)보다는 감소 폭이 조금 줄었지만 2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반면에 최상위 계층인 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4천900원으로 10.3% 올랐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전체 가구 명목소득은 월평균 453만1천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이는 2014년 1분기(5.0%)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전체 가구소득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도 분배가 악화한 것은 늘어난 소득이 저소득층이 아닌 고소득층으로 흘러갔다는 얘기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사람중심 경제'를 표방한 현 정부의 분배 개선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

최악의 분배 지표를 놓고 원인 진단은 엇갈린다. 정부는 1분위 소득 감소의 원인을 인구 고령화와 고용부진을 꼽는다.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주의 비율이 작년 2분기 35.5%에서 올해 2분기에는 41.2%로 늘었다. 여기에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임시 일용직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줄었는데 이들이 대부분 1분위 가구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니 정부의 진단이 틀렸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분석만으로 소득분배 악화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운영의 부작용이 1분위 가계에 집중적으로 타격을 줬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대표적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분배 악화의 요인이 아닌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맞춤형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축이다. 청와대나 정부 경제팀은 이들 핵심축이 정교하게 맞물려 비슷한 속도로 나가야 의도한 정책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부진한 규제혁신 탓에 혁신성장은 뒤로 밀리고 소득주도성장이 앞서나갔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상호보완성이 강한 두 성장축 가운데 혁신성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경기 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득주도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되짚어 볼 만하다. 저소득계층 안전망 확보가 당장 급한 일이지만, 소득분배 악화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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