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지방곳간] 5㎞ 떨어진 기관에 파견돼도 월 80만원 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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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지방곳간] 5㎞ 떨어진 기관에 파견돼도 월 80만원 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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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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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 편' 공무원 동일생활권 파견·특수업무수당 '펑펑' 일부 공무원 파견 인사 선호…내부서도 문제 의식 표출 지자체 "근거 있어 문제 없다"·시민단체 "파견수당 지급 규정 바꿔야"
▲ 아시아수영연맹(AASF) 총회에서 내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 7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조직위원회에 파견된 공무원에게는 급여 외에 매달 수십만원의 파견수당이 지급된다.

조직위에 파견된 광주광역시와 일선 구청 공무원은 135명.

이들은 1년 이상 조직위에서 근무하며 직급에 따라 월 40만∼8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조직위 파견으로 연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원 가량 추가 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광주시청과 조직위 건물은 직선거리로 5㎞ 가량된다.

광주 외에도 지자체마다 동일 생활권 안에서 다른 기관에 파견될 때 이처럼 파견수당이 지급되는 사례가 많아 세금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각 지자체는 지자체 조례,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등을 근거로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이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자체 산하 경제자유구역청 직원에 대한 특수업무수당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은 자격증 유무나 특정 업무 종사 여부와 상관없이 경자청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월 35만원씩의 특수업무수당을 받는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투자 유치 등 특수한 업무를 한다는 것이 수당지급 명분이다.

이와 관련 인천시청 공무원 내부망에는 수당지급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2003년 인천경자청 개청 당시만 해도 경자청 건물이 있는 송도는 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에 식당도 없는 열악한 근무 여건이었기 때문에 수당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송도국제도시가 안정화돼 근무 여건이 어느 부서보다 뛰어난 곳인데 추가 수당까지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시는 애초 수당지급 조례를 통해 경자청 특수업무수당을 월 45만원으로 책정했다가 시 재정 상황이 나빠진 2012년 월 35만원으로 줄였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50명 가량을 파견하고 있는 대구시도 이들 공무원에게 급여 외에 월 65만원의 수당을 주고 있다.

경자청이 외부 기관이라고는 하지만 대구 시내에 있어 파견 공무원에게 교통비 등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시도 부산·진해경자청 파견수당으로 5급 이상은 105만원, 6급 이하는 88만원을 준다.

경자청 외에도 같은 생활권에 있는 부산문화회관, 부산 도시재생지원센터,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체육회 등에 파견된 직원들도 월 40만원 정도의 파견수당을 받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14일 "경자청 파견수당이 가장 높지만 이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따른 직무 강도 등을 고려한 것이고 부산 안에서 가장 먼 강서구 녹산동에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파견근무는 '꽃보직'으로 인식돼 파견을 희망하는 직원 사이에 경쟁도 벌어진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파견이 대표적이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에 파견을 가려고 인사 부서에 민원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가 부족한 사업예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파견수당 지급이 적정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비는 1천697억원인데 이중 국비 지원은 482억원이다.

국비를 뺀 나머지 가운데 698억원은 시비로, 517억원은 조직위 입장권 판매와 기업 후원 등으로 조달해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돈이 없어 대회 준비가 힘들다고 하면서 공무원 수당은 꼬박꼬박 나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공직 사회에서는 파견수당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한 공무원은 "도청에서 벗어나면 향후 부서 배치나 승진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수당을 받기 위해 파견을 간다고 하는 것은 과한 이야기다"며 "인사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주장했다.

▲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불법으로 파견수당을 주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면서 "시민이 생각하는 상식 수준을 벗어나는 파견수당 지급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조 처장은 "시민이 동의한 것도 아닌데 공무원이 파견수당 지급 규정을 만들어 놓고 규정이 있으니까 수당을 지급한다고 하는 것도 무책임한 태도"라며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공론화해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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