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백두산 호랑이 상징 'AI 지상전투체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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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백두산 호랑이 상징 'AI 지상전투체계' 시동
  • 연합뉴스
  • 승인 2018.10.0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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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지휘소-드론봇-기동부대-포병부대 연결 '타이거 4.0' 공식화
▲ 육군 타이거4.0 구상 공식화 [육군 제공]

육군이 새로운 전투부대인 '드론봇(드론+로봇) 전투단' 창설에 이어 이번에는 백두산 호랑이를 상징하는 AI(인공지능) 기반의 지상전투체계인 '타이거 4.0' 구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타이거 4.0 구상이 실제 구현된다면 보병부대를 중심으로 주로 걸어 다니면서 전투하던 육군의 전통적인 전투수행 개념이 송두리째 뒤바뀌게 된다. 육군의 입장에서는 보면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보병부대를 호랑이처럼 날쌔게 바꾸고, 예리한 눈과 귀로 먹잇감을 신속히 찾아내 덮치는 호랑이의 사냥법과 같은 지상전투체계를 갖춘 육군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첨단 ICT(정보통신기술)에 AI 등이 더해지면서 무기체계가 날로 지능화하는 추세에 육군이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국방개혁 2.0' 추진과 4차 산업기술의 군사분야 접목 속도가 워낙 빨라지는 상황에서 '군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육군의 몸부림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육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최근 예편한 장성들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기대 반 근심 반'의 심정으로 후배들의 구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육군이 구상하는 '타이거 4.0'의 정식 명칭은 'AI에 기반을 둔 초연결 지상전투체계'다. 영어로는 'The Korea Army TIGER System 4.0'으로 표기한다. 이를 줄여서 '타이거 4.0'이라고 한다. 육군은 마스코트를 백두산 호랑이를 형상화한 '호국이'를 사용하는 데 타이거는 백두산 호랑이를 뜻한다.

1일 육군에 따르면 타이거 4.0은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 등의 3대 요소가 핵심이다.

우선 보병분대를 장갑차와 전술차량(지휘소 차량) 등으로 전투지역에 신속하게 내려놓는다. 죽기 살기로 걸어서 전투현장으로 이동하는 방식은 이제 사라지게 된다. 이들 차량은 방탄 철갑으로 제작되고, 센서와 슈터(shooter) 기능을 하는 원격무장체계(RCWS)도 갖춘다.

방위사업청은 작년 6월 현대로템과 2020년까지 완료할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체계개발 사업 계약을 했다.

드론봇과 기동부대, 포병부대, 타격자산 등에 각각 탑재된 C4I체계를 상호 연결하는 통합지휘망 구축도 핵심이다. K-9 자주포의 원격사격통제장치(BTCS)와 K2 전차 등의 전장관리체계(BMS) 등의 C4I망과 무인정찰의 센서 및 슈터와 연결된다. 이는 모든 전투플랫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차륜형 지휘소 차량에 탑승한 지휘관은 하나로 연결된 전투플랫폼을 'AI 참모'(지휘결심지원 AI) 도움을 맞아 전장 상황에 맞게 가동한다. 차량으로 어디든 이동해 지휘하기 때문에 공간적인 작전 제약도 없어진다.

적 진지와 핵심시설 등 타격 표적을 분석하고 식별하는 작업은 AI와 빅 데이터 등의 기술이 이용된다. 지휘관은 표적의 위치와 무장 상태, 방호력, 아군에 대한 위협 순위 등을 계산한 AI 참모의 도움을 받아 지휘 결심을 내리게 된다. 이때 AI 참모는 아군의 탄약 보유 수준 등을 파악해 적 표적별 최적의 타격수단을 추천하게 된다.

▲ 프랑스 육군 스콜피온 체계 [육군제공]

육군은 프랑스 육군을 벤치마킹해 '타이거 4.0'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육군은 2010년부터 '스콜피온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5년까지 전투원과 장비를 네트워크화하는 구상이다. 스콜피온 시스템을 적용한 2개 연대급 부대(GTIA)가 편성됐다. 2025년부터는 로봇과 드론부대까지 네트워크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에 육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군의 보병 전력구조는 병력 위주의 저비용 전투체계로 설계되어 전투원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병력은 소모품이 아니라 가장 소중하고 값비싼 전력이며, 어떠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전투에 임하느냐에 따라 전투능력의 차이는 지대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이거 4.0은 모든 전투원이 방탄화된 전술차량에 의해 보호받고, 유·무인 복합체계를 통해 고(高)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함으로써 조국을 위해 싸우는 소중한 아들, 딸들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육군 기동부대의 대다수인 보병부대는 주로 걸어 다니면서 전투하는 부대로 편성되고 훈련했다"면서 "차후 한반도 작전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고려해 주도적 전투수행 역량 확보를 위해서는 지상부대의 기동화 및 첨단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육군은 이번 달 중으로 합참에 타이거 4.0 구상을 실제 구현하기 위한 소요(전력화 계획)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어 12월 중으로 육군교육사령부 주관으로 타이거 4.0 소요 제기에 따른 전투수행 및 모듈화 부대구조를 본격적으로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군 일각에서는 타이거 4.0 구상이 육군의 독자적인 전투수행 방식으로 치우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래전의 양상이 지상·해상·공중의 유·무인 무기체계를 합동으로 사용하는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특정 군의 변화 만을 노리는 독자적인 구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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