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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세 둔화했지만 여전히 빠르게 느는 가계 빚
연합뉴스  |  gjdaily@gjdail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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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3  2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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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뇌관으로 우려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여전히 빨라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2%다. 전년과 비교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3%포인트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 폭은 전년 같은 기간의 4.6%포인트보다는 낮아졌다. 증가속도가 다소 꺾인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빠르다. BIS가 집계한 43개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상승 폭이 중국(3.7%포인트), 홍콩(3.5%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가계부채 총액은 현재 1천500조원에 육박한다.

빚은 가정 경제의 큰 부담이다. 또 가정의 소비를 위축시켜 국가 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기업이 만든 물건을 소비자들이 많이 사야 생산이 늘어나고, 임금도 올려줄 수 있다. 소비가 줄면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빚을 안고 있는 가정들의 소득과 자산 규모가 크고,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은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 가계 빚이 우리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당국의 시각인 것 같다. 그러나 연간 GDP와 맞먹는 수준의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 같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금리 인상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이 가계의 이자 부담이다.

장기적으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늦추고, 절대 규모도 줄여야 한다. 가계 빚이 이렇게 늘어난 주된 원인은 지난 몇 년 계속된 저금리와 부동산 열풍이다. 가계는 싼 이자로 대출받아 아파트를 샀고, 은행들은 위험이 큰 기업 대출보다 가계를 대상으로 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했다. 건설 붐으로 경기를 부양하려 했던 정부는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막대한 가계 대출금이 생산 부문이 아니라 부동산에 잠겼다는 것은 투자 활성화를 통한 저성장 탈출이 급선무인 한국 경제의 과제를 생각할 때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에 다시 불붙은 서울 집값 상승이 가계 빚을 더 확대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당국이 대출 고삐를 죄고 있지만, 부동산 광풍 앞에 역부족이지 않나 싶다. 확고한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

가계 빚이 늘어난 결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역대 최고다. 가계부채 규모가 커지고, 금리가 오르는데, 소득은 늘어나지 않아 생긴 결과다. 가계 대출을 억제하되 일방적 총량 관리로 대출 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이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는 금융, 부동산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단기간에, 단편적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계 빚을 줄이는 근본 대책은 가계의 소득을 늘려 상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돈이 부동산이 아니라 생산 부문으로 흘러가 성장, 소득 증대, 가계부채 감소, 내수 진작, 성장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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