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로 세상 보는 것 같아요"…미세먼지에 숨 막힌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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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TV로 세상 보는 것 같아요"…미세먼지에 숨 막힌 출근길
  • 연합뉴스
  • 승인 2019.01.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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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개 시·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외출 시 마스크 필수
▲ 마스크를 쓴 남과 여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을 지나고 있다. 2019.1.14 (사진=연합뉴스)

"흑백TV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하늘이 어둡네요."

월요일인 14일 출근길에 나선 서울 시민 이모(31) 씨는 뿌연 하늘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컬러TV를 본 세대지만, 오늘은 정말 눈앞에서 흑백TV 화면이 펼쳐지는 기분"이라며 "하늘이 너무 어두워 숨쉬기가 겁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하늘에는 미세먼지가 짙게 꼈다.

미세먼지가 뿌옇게 하늘을 뒤덮어 출근 시간대임에도 어두웠다.

빌딩은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거나, 희미하게 윤곽만 보일 정도였다.

이날 출근길에는 마스크가 '필수품'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시민들이 하얀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 아침부터 숨 막히는 도심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쪽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2019.1.14 (사진=연합뉴스)

경기도민 최모(32) 씨는 "그동안 아무리 추워도 답답해서 마스크를 안 꼈는데, 오늘 창밖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집 안에 있어도 미세먼지에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 출근길에 공기청정기 가격을 검색했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시민 김모(33) 씨도 "마스크를 썼는데도 목이 칼칼하고 눈까지 따갑다"며 "먼지 때문인지 이상한 냄새까지 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날 서울, 인천, 경기(연천·가평·양평 제외) 등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 등 10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됐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것은 지난해 1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로 차량 2부제가 시행된 관공서에서는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2부제 시행을 알리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고농도 미세먼지 기승…'차량 2부제 합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정문에서 시청 직원들이 차량 2부제 시행을 알리는 알림판을 들고 있다. 2019.1.14 (사진=연합뉴스)

이날은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광주·전북·대구·경북은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으로 예보했다.

다만 그 밖의 권역에서도 '매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낮 동안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돼 미세먼지 농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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