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미세먼지 공포…더 과감한 조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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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미세먼지 공포…더 과감한 조치 필요하다
  • 연합뉴스
  • 승인 2019.03.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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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전국을 뒤덮고 있다. 3.1절과 주말로 이어진 연휴 기간에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단위 ㎍/㎥)가 '나쁨'의 기준치인 80을 넘었고, 고농도 미세먼지는 그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5일에는 전국적으로 12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상대적으로 평균 대기오염이 적은 제주도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서울·경기·인천 등에는 5일까지 닷새째 연속 이 조치가 시행됐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5일 오전 11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까지 올라가 사상 최악이다. 실외수업은 금지됐고,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이나 단축 수업도 가능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에도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것으로 예보했다.

이쯤 되면 가히 공포다. 잿빛 하늘이 일상화되고, 웬만한 바깥 활동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 딱 하루뿐이었다. 한국은 2017년 기준으로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날이 갈수록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있으니 당분간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정부나 정치권도 사시사철 불청객으로 자리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너무 잘 안다. 미세먼지를 재난에 넣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올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폐렴·폐암은 물론 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치매 증상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 "이민이라도 가야 할 것 같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가장 큰 조건은 중국으로부터의 유입과 국내 대기 정체다. 국내 오염원 줄이기에 방점이 찍힌 정부 정책이 기본적으로 실효성의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연일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하며 공공기관 차량 2부제, 2.5t 이상 5등급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화력발전 출력 감축 등 시행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개선되기는커녕 되레 악화하고 있다. 국민들이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보다 강력한 비상저감 조치들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미세먼지 공포는 국민의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뜨린다. 설령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미세먼지 불안을 씻어내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행복할 수 없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라도 꼼꼼하고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오염원뿐 아니라 국민 일상생활에 숨어 있는 다양한 오염원을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외교 노력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과학적 데이터를 촘촘히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관련국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하나하나 쌓여야 그나마 미세먼지 공포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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