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로 칼럼] 4월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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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로 칼럼] 4월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9.04.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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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자, 당사자들이 주장하듯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 날은 1972년 민간단체에서 '재활의 날'을 지정해 매년 기념식을 개최했던 날로 1981년 UN이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했던 것을 계기로 정부가 '장애인의 날'로 물려받아 매년 관련 행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념행사를 벌인다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과 관련해 후진국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들이 쉽게 집밖을 나서지 못한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아직까지도 차갑고 차별적이기 때문이다.

▲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20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장애·노동·인권 분야 1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의 전체 장애인 수가 254만 명, 그 가족까지 헤아린다면 약 1천만 명이 장애인과 관련돼 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장애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장애인의 날이라고 해서 장애인들 데려다가 앉혀 놓고 장애 극복 시상해주고 격려해주고, 물론 요즘은 그래도 장애인 참여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비장애인 기준에서 진행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더라고요."

한 휠체어장애인은 39회째를 맞이한 '장애인의 날'이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현저히 낮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다수의 장애인 당사자·관계자들은 단발성에 그치는 '장애인의 날'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불러줄 것과 장애인 기본권 보장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한 것은 1년 중 4월이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장애인의 날 하루만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국가적으로 행동하는 게 모순적이고도 기만적이라고 생각 한다"면서 "'장애인의 날'이라고 하루만 위해주는 척할 게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불림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철폐돼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존재하는 것임을 범국민적으로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의 가장 큰 화두는 '장애등급제 폐지'였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이 의결되면서 7월부터 1~6급으로 나눠 일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하지만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기존 장애등급제를 대신해 도입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가 기존 제도와 동일하게 의학적 관점에 입각한 기능 제한 수준만을 평가하고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가 반영되지 않아 기존 장애등급제와 유사한 '조작' 조사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모든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장애인의 삶의 다양한 요구를 의학적 등급만으로 나눌 수는 없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통합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짜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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