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경제 현실 인식이 해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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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경제 현실 인식이 해법의 시작이다
  • 연합뉴스
  • 승인 2019.04.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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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의 엔진인 기업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이런 평가는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0.3%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고, 설비투자 역시 -10.8%로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에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이던 전망치를 2.5%로 낮춰 잡았지만, 한은 스스로 진단하듯, 크게 분발해야만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민간 연구소의 진단은 이보다 낮고, 해외 금융기관들의 평가는 더욱 박하다. 노무라증권이 2.4%에서 1.8%로 대폭 낮춰 잡은 것을 비롯해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는 2.1~2.2% 수준이다.

우리 정부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한은 총재의 지적처럼 현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내놓는 성장 전망치는 정책 의지가 반영되고, 주요 경제주체로서 시장에 주는 메시지도 포함하기 때문에 민간 기관보다 다소 높은 게 일반적이다. 대외적으로 높게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밑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시장의 진단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달 들어 채권시장에서는 회사채 수요가 모집금액의 5배 가까이 몰렸다. 이는 채권값이 오른다는 예상, 즉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아직 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한은이 계속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주요 변수가 안 좋아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고, 한은 총재는 이를 근거로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나 여야 대치국면 속에 추경안 통과만 바라보다가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추경안 통과는 국회 책임이니 정부는 할 일 다 했다고 해서도 안 된다. 타이밍 놓치면 큰일 난다는 자세로 정부 차원의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단기적인 변수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힘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때를 대비해 취약한 중소기업의 여건을 살펴 지원안을 마련하고, 기업이나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없는지 업계의 얘기도 적극적으로 듣고 살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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