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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개혁, 국민 편에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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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2  22: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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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외 순방 중인 문 총장은 지난 1일 대검을 통해 낸 입장자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총장이 권력기관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검찰 수장으로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은 검찰 조직에서는 환영받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대의기관인 국회의 결정에 뒤늦게 제동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 부적절해 보인다. 문 총장이 임기를 두달여 남긴 시점에 반기를 드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일 문 총장을 겨냥해 "국회의 정당한 입법절차에 정부 관료가 공공연히 반기 드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원리를 망각한 행동"이라며 "문 총장의 언행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검찰 권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력기관 개혁은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형사사건 수사, 수사지휘, 기소권을 모두 갖는 소추(訴追) 기관인 검찰은 그동안 국민 편에 서기보다는 권력 편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국민 위에 군림해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사건이 불거졌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끝내 무혐의 처분한 조직이 바로 검찰이다. '권력의 시녀'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검찰은 본연의 업무라 할 수 있는 경찰 형사사건 수사지휘보다 공안, 특수, 강력, 금융 등으로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해가며 기득권 유지와 강화에 매달려왔다. 국민의 검찰개혁 요구는 검찰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렇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 권력기관 개혁법안은 보완할 필요는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적지 않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조응천 의원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조정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국내 정보업무를 전담하는 경찰이 통제를 거의 안 받고 1차 수사권을 행사함으로써 '경찰국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은 일정 직급 이상의 공직자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국제 기준에 맞지 않고 권력자가 악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아예 '공수처 반대'를 외치고 있다. 두 의원이 모두 검사 출신이지만, 이들의 우려와 지적에도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은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권력기관 개혁법안은 최장 300일 넘게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시대에 맞는 최적의 법을 만들기 바란다. 검·경 수사권 조정만 해도 벌써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공수처 신설에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권력기관 개혁은 검찰 수사권을 제한하되 경찰과 공수처를 견제할 수단과 장치도 반드시 마련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찰과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새로운 권력기관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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