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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검경 조직 아닌 국민 위한 것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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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6  21: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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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적 원칙에 어긋나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다만 수사권 조정 논의에는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검찰부터 민주적 원칙에 맞게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이런 발언은 최근의 수사권 조정 논의에 대한 검찰의 반발 움직임 흐름 속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검찰의 수사종결권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과거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반성의 뜻도 내비쳤다. 이는 검찰 반발이 단순한 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고심한 흔적으로 보인다.

검찰이나 경찰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최근 두 기관이 상대의 과거 수장에 대해 칼을 겨누는 모습은 상대방 흠집 내기나 망신주기가 다시 재현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찰은 15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했다.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들은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와 당시 여당에 비판적인 세력을 사찰하고 견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위법한 정보수집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과거 검찰 고위직 4명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총장 등은 부하 검사가 고소장을 분실한 뒤 이를 위조했는데도 징계하지 않고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경은 모두 위법한 사실에 대해 수사하는 당연한 역할을 할 뿐이며 수사권 조정과는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불법행위를 한 사람은 신분과 관계없이 처벌되어야 한다. 하지만 과거 수사권 조정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양 기관이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두 기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하다.

이런 삐딱한 시선은 수사권 조정 논의에 임하는 양측의 대응 때문에 생겨났다. 수사권이나 수사종결권 등이 어느 기관에서 어떤 메커니즘에 따라 작동해야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쉽게 납득할만한 설명은 없다. 대신에 상대에게 이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만 난무한다. 최근 버닝썬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자 경찰 입장이 초라해졌다. 그 뒤에 기세등등한 검찰의 분위기가 보인다. 반면에 오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경찰은 검찰이 당시 대놓고 자기 식구를 봐줬다고 이야기한다.

문 총장은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 '수사'라는 칼을 잘 쓰면 국민이 행복해지지만 잘 못 쓰면 크게 다친다. 검찰이나 경찰이 이를 잘 쓸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이 '누굴 줄까'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겠지만 서로 '저 조직은 문제가 많으므로 저들에게 주면 큰일 난다'를 외쳐댄다면 국민은 '저 칼에 내가 다치지 않을까'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수사권 조정 논의를 진행할 정치권과 검경은 이 논의가 왜 시작된 것인지를 늘 염두에 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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