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발차 국회, 의사일정 합의해 밀린 숙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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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발차 국회, 의사일정 합의해 밀린 숙제하라
  • 연합뉴스
  • 승인 2019.06.1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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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결국 개문발차했다. 바른미래당이 총대를 메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주요 정당 소속 의원들이 가세하여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원내 정당들이 일단 국회 문을 열어 두고 한국당의 참여를 기대하는 경로를 택한 것은 공전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국회는 올해 들어 단 세 차례 본회의를 열었을 뿐이며 경기부양과 재난 대응을 위해 정부가 낸 추가경정예산안을 54일째 방치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소집요구 당론을 채택한 뒤 "더는 국회 정상화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협상 교착 현실을 시사하며 당론 채택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까지도 일말의 기대가 일었던 거대 양당의 정상화 합의 실패는 한국당이 경제 실정 청문회 개최를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문재인 정부와 여권의 정책 실패를 추궁하고 문제점을 따져본 뒤 추경안을 다뤄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논리였다. 패스트트랙 합의처리 등 다른 쟁점에서 적지 않게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받기 어려운 요구를 자꾸 추가한다고 보고 한국당의 등원 의지를 불신했다. 양당을 중재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청문회 의지를 이해하지만, 이것이 국회 정상화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짚었다. 국회를 열면 기획재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경제부총리나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을 출석시켜 현안을 질의할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이 지적은 일리가 있다. 경우에 따라 청문회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청문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청문회를 연다 해도 의제가 특정돼야 하고 상임위 의결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려면 국회부터 여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가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행 국회법은 교섭단체 대표의 합의를 거쳐 의사일정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가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국회의 빠른 처분을 희망하는 추경안을 다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로 전임 예결위원들의 임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결특위 위원장 자리는 한국당 몫이다. 새로운 위원장을 뽑으려면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한국당과 협의하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지금 한국당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상임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하는 정도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번 소집요구는 한국당의 등원 결심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는, 말 그대로 개문발차여야 한다. 올해 들어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89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국당은 다른 정당의 소집요구 동참이 이처럼 '일 안 하는 국회'에 대한 비판적 민의를 고려한 것임을 직시하고 등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 민주당도 한국당의 '탑승'을 압박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힘써야 한다. 그게 책임을 가지고 성과를 내야 하는 여당, 대안을 가지고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모두에 이로운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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