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효자 태풍" 다나스 길목 전남, 비로소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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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효자 태풍" 다나스 길목 전남, 비로소 안도의 한숨
  • 연합뉴스
  • 승인 2019.07.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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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개자 농민들 들녘으로…완도서는 일부 주민 피해 보기도
태풍 물러간 들녘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소멸한 2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읍 들녘에서 농민이 논둑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2019.7.20 (사진=연합뉴스)
태풍 물러간 들녘
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소멸한 2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읍 들녘에서 농민이 논둑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2019.7.20 (사진=연합뉴스)

"비만 뿌려주고 갔으니 이만하면 효자네."

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소멸한 2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읍 들녘에서 만난 농민 박연규(82) 할아버지는 비구름이 서서히 물러가는 하늘을 기분 좋게 바라봤다.

벼농사와 밭농사를 두루 짓는 박 할아버지는 채 여물지 않은 고추와 깨 지지대가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면 어쩌나 뉴스를 지켜보며 걱정했다.

정오 들어 하늘이 가랑비만 흩뿌리며 점차 개자 박 할아버지는 삽을 둘러매고 나와 농경지 곳곳을 살펴봤다.

박 할아버지는 "농사짓는 우리는 날씨에 웃고 하늘에 울 수밖에 없다"며 "태풍이 아니라 장맛비가 지나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인 다나스의 상륙 소식을 접한 진도지역 농민들도 큰 힘을 써보지 못하고 물러간 태풍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가오는 태풍 다나스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전남 해안을 향해 북상 중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시가지에 강한 바람이 불어 주민이 우산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 2019.7.20 (사진=연합뉴스)
다가오는 태풍 다나스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전남 해안을 향해 북상 중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시가지에 강한 바람이 불어 주민이 우산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 2019.7.20 (사진=연합뉴스)

2012년 태풍 볼라벤에 큰 피해를 봤던 진도에서는 7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저지대 농경지와 김·전복 양식장을 주시하며 지난 밤 가슴을 졸였다.

비상 근무에 투입된 진도군청 관계자는 "태풍을 체감하기 어려운 날씨였다"며 "연륙교가 연결되지 않은 섬마을에서도 별다른 피해 소식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태풍의 길목 전남에서 대다수 도민이 큰 시름을 덜어냈으나 일부 주민은 불행과 마주하기도 했다.

전날 밤 11시 42분께 완도군 완도항 인근 물양장에서는 선박 피항 작업을 하던 어민이 기계에 다리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어민은 순찰 중이던 해경 직원에게 발견돼 광주지역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약 한 시간 뒤 완도읍에서는 축대가 무너지면서 쏟아져 내린 빗물이 주택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침수 피해를 본 주민은 집안에 들어온 빗물을 퍼내며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완도군은 침수 피해 주민이 복구를 마칠 때까지 지낼 컨테이너 건물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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