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1년 반만에 결국 '분당'…정계개편 '태풍의 눈' 부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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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1년 반만에 결국 '분당'…정계개편 '태풍의 눈' 부상할까
  • 연합뉴스
  • 승인 2019.08.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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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빅텐트' 맞서 '제3지대 빅텐트' 성공적으로 펼칠지 주목
'제2의 안철수' 간판스타 확보·'호남 이미지' 탈피 과제
중립파 의원 추가 탈당할까…당권파 "박지원은 한국의 아베" 맹비난
평화, 비당권파 탈당 기자회견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8.12 (사진=연합뉴스)
평화, 비당권파 탈당 기자회견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8.12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제3지대 창당론'을 고리로 한 야권발 정계개편 도화선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 분당과 바른미래당 창당과정에서 결성된 민주평화당은 1년6개월만에 또 다시 정계개편의 격랑 속으로 빨려들게 됐다.

과거 국민의당 당시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당시 대표 등 당권파의 보수행보에 맞선 탈당이었으나, 이번 탈당은 극도로 낮은 당 지지율로 인해 총선을 앞두고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결국 제3지대에 터를 잡고 '중도 빅텐트'를 치면서 확장성을 꾀한다는 점에서 고민의 지점은 동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탈당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세규합에 나서 11월 내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방침이다.

'보수 빅텐트론'에 맞선 '제3지대 빅텐트론'을 펴는 이들은 선제탈당을 통해 중도 세력의 구심점이 돼 범진보와 범보수를 아우르며 정계개편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탈당회견에서도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포섭하지 못한 중도층을 지지층으로 적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화당 분당이 내홍 중인 바른미래당 분당의 촉매가 되고, 제3지대 통합과 보수 통합까지 연쇄 촉발해 정치권의 '새판짜기' 흐름을 본격적으로 추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대안정치와 마찬가지로 중도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 세력과의 결합에만 성공하더라도 제3정당으로서 변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세력과 결합만 해도 평화당의 집단탈당이 찻잔 속 태풍을 넘어 총선 판도를 뒤흔들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분화로 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 출신들이 반대로 보수 통합에 가세하면 정계개편의 진폭과 이합집산의 판이 더 커질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또한 이들이 양당 틈새에서 대안세력으로의 존재감을 잘만 굳히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기존 지지자들에 더해 '갈 곳 잃은 표', 즉 무당층을 집중 공략하면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나아가 여기에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을 내세울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이탈표까지 흡수, '선거판 삼분지계'도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하지만 평화당 탈당 사태가 당장 정치권의 판을 흔들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여러모로 미지수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일단 당장 대규모 추가 합류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평화당 내부적으로 황주홍·김광수 의원 등 중립파의 추가 탈당 여부에 촉각이 쏠리지만 당장 현실화할지는 미지수고, 이미 예고한대로 대안정치와 뜻을 함께하는 지역위원장 20여명만 이르면 14일 탈당할 방침이다.

대안정치는 우선 옛 국민의당 세력을 결집해 이를 기반으로 세력을 순차적으로 불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과 평화당 잔류 의원,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을 우선 합류 대상으로 꼽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 측과는 '당 대 당' 방식 또는 '헤쳐모여' 식으로 결합한다는 구상이지만, 이는 장기화 조짐인 바른미래당의 내홍 사태가 어떤 쪽으로든 매듭이 지어진 뒤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여기에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이고, 함께 탈당하는 김경진 의원의 경우 내년 총선 무소속 출마를 공언한 상황이다.

아울러 옛 국민의당의 재결합설은 이미 작년부터 흘러나온 터라 정치권에 주는 '신선한 충격'이 덜한 데다 자칫 '호남당' 이미지만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총선 흥행몰이를 할 간판스타가 없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녹색바람'을 불러일으켜 38석을 얻었던 국민의당의 전례를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당시 당을 이끈 안철수 전 의원 같은 대선주자급 인물이 지금은 부재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탈당 사태로 완전히 갈라선 평화당 당권파는 대안정치를 겨냥해 원색적 비판을 퍼부었다.

정동영 대표는 "오늘 민주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 해방을 선언한다"고, 박주현 최고위원은 "당을 구태정치로부터 '환골탈태'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각각 말했다.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맹비난도 쏟아졌다.

정 대표는 "한 분의 원로 정치인에게는 유감을 표한다"며 "분열과 탈당을 막아야 할 분이 이를 기획하고 조종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고 했다.

유영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의원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빗대 "박 의원은 한국 정치판의 '아베'"라며 "아베(총리)는 보복과 행패를 노골적으로 하는데, 박 의원도 탈당 행패에 이어, 명분 없는 적개심으로 상식밖의 행동을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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