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열리는 조국 청문회, 평가는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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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열리는 조국 청문회, 평가는 국민 몫이다
  • 연합뉴스
  • 승인 2019.08.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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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다음 달 2, 3일 열린다. 여야는 26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한 협상에서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에 합의했다. 장관이나 장관급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간 개최되는 것은 흔하진 않지만, 과거부터 있었다. 17대, 19대 국회에서 각기 두 차례, 네 차례 같은 사례가 발견된다. 그동안 국무총리 지명자 청문회는 이틀이 일반적이었지만 장관·장관급 후보자 청문회는 하루가 대다수였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9조에서 '청문회 기간은 3일 이내로 한다'고만 써놓아 며칠 진행하느냐는 여야 합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조 후보자 청문회가 이틀간 열린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자고 나면 나오는 여러 의혹 추궁과 해명은 그의 도덕성 판별의 관건이다. 검찰 개혁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 과제들을 다룰 자질은 갖추었는지, 나아가 능력을 발휘할 환경은 되는지 따져보는 것도 청문회의 관전 포인트다.

사실 '8·9 개각' 발표 이래 지속한 '조국 정국'은 큰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국무위원 후보 한 명을 둘러싼 논란이 이렇게까지 뜨거웠던 적이 언제 있었나 싶다. 그러나 의혹은 연일 쏟아지는데 해명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더욱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임명의 적격 여부를 가리는 기회가 국민에게 주어져야 한다. 여야의 이번 합의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이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전례 없는 국민청문회를 열자고 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즉각 사퇴나 사흘 청문회 개최를 주장했다. 중간에서 바른미래당이 내놓은 이틀 청문회 대안에 수렴한 것은 결과적으로 바람직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아이콘' 같은 인물의 인사가 걸린 사안이라 정치권 대립이 날카로웠던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정파 이익에 갇혀서 있는 그대로를 못 보고 서로 편 갈라 맹목적 주장을 펼치는 것은 볼썽사납다. 특히 근거가 없거나 약한데도 부풀려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나, 합리적 의심에 따라 꺼내는 의혹까지 가짜뉴스로 몰아세워 문제 제기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이나 모두 열린 사회에서 옳은 태도가 아니다.

여야가 합의한 청문회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다. 국민들이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판단할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여당 소속이건, 야당 소속이건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추상같은 청문으로 존재감을 보여야 할 것이다. 행정부 견제라는 의회 본분을 망각한 채 알맹이 없는 질문으로 시간을 보내선 안 된다. 부적절한 후보자 엄호에만 열을 올리거나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만 매달리는 행태 또한 시민들은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조 후보자는 정의로운 사회와 이를 위한 실천윤리를 강조하며 활발한 사회참여로 성장한 인사다. 그런 그가 일가족 사모펀드 투자, 자녀의 논문 및 입시·장학금 특혜 논란, 채무 관련 가족 간 소송을 비롯한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 어울리지 않는 난관에 부닥쳐 갖은 시비 대상에 올랐다.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청문회를 지켜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도한 민심 위에 떠 있는 의회의 청문 의견을 엄중하게 듣고 무거운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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