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인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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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인 할리우드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9.09.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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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16편이나 되는 새 영화가 극장가에 선보인다.

한국전쟁의 한 페이지를 들춘 대규모 전쟁영화에서부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칸영화제 초청작까지 풍성하다.

◇ '누군가는 지우고 싶었던 역사'…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우리는 앞으로 한 시간 후, 장사리 해변에 상륙한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북한군을 교란하기 위해 경북 영덕의 장사리에서 또다른 상륙작전이 펼쳐진다.

영화는 급하게 모집한 학도병 770여 명이 사실상 희생양으로 투입된 아픈 역사를 그린다.

"전사자는 183명, 실종자는 52명..."

그럼에도 살아남은 대원들은 북한군의 진입로를 차단하기 위해 육지에서 전투를 계속한다.

한국 국민이라면 모를 리 없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뒤에 군번조차 받지 못했던 772명의 어린 학도병의 희생이 있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북한군 교란용 양동작전인 장사리상륙작전에 투입된 한국군과 학도병의 사투를 담은 며칠간의 기록이다.

영화는 거센 폭풍우를 뚫고 장사리에 상륙하는 스펙타클한 시퀀스로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알리며 출발한다.

이후 구출의 손길을 기다리는 가운데 열악한 자원을 활용해 북한군에 맞서 치열하게 벌인 산발적인 전투를 사실적으로 담는다.

북한군은 악, 국군은 선이라는 이분적 구도의 대립으로 갈등을 조장하지도 전쟁의 참담함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려 특별하게 꾸미지 않는다.

평균 나이 17세, 2주 만의 훈련 후 작전에 투입된 총 한번 제대로 쏴 본 적 없는 학도병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비극적이고 비장미 넘치는 까닭이다.

학도병 개개인이 지닌 사연을 풀어 놓고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학도병을 챙기는 군인의 믿음직한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조용히 가슴이 뜨거워져 온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목숨이 오가는 전투를 그리면서도 개인의 감정에 집중하고, 이들의 상황을 대립 구도로 다루지 않으려 애썼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04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9806&mid=43477

◇ '배트맨과 로빈, 희대의 살인마를 처치하다'…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10편의 영화를 연출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9번째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개봉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그의 전작들이 종종 그랬듯,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중 대중과 평단이 가장 궁금해한 점은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비극적인 실화, 맨슨 패밀리의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과연 어떤 관점에서 다룰 것인지의 여부였다.

'인 할리우드'에서는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직접 가져오되 실제와는 다른 결과로 '정의'를 실현한다.

샤론 테이트를 살해하러 온 이들 앞에는 샤론 테이트가 아니라 릭과 클리프가 나타난다.

릭은 할리우드를 떠나 이탈리아에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여전히 할리우드 시절에 몸에 밴 연기가 남아 있어 갑자기 집에 들이닥친 이들에게 뜨거운(?) 응징을 가한다.

예상 밖 결말이 주는 재미만큼이나 '인 할리우드'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샤론 테이트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는 장면이다.

아직은 인지도가 부족해 사람들이 바로 알아보지 못하지만, 영화 속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의 관객들 반응에 감격하고 흐뭇해하는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을 준다.

타란티노가 왜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영화적 세계에서 샤론 테이트를 다시 되살리려 했는지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타란티노에게 정의란 영화다. 영화에 대한 사랑이고, 배우에 대한 애정이며, 그래서 '인 할리우드'는 그 당시 할리우드를 향한 연서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61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72836&mid=4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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