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82년생 김지영'…'람보: 라스트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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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 '82년생 김지영'…'람보: 라스트 워'
  • 신현호 기자
  • 승인 2019.10.2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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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극장가가 '페미니즘' 성향으로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가 이어지기도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부터 '람보 라스트 워'까지 취향별 맞춤 영화가 가득하다.

◇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당신과 나의 이야기…'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은 남편 대현(공유)의 시선으로 지영(정유미)을 '지켜보는' 영화다.

관심이나 주의를 기울여 지영을 살피지만, 대현의 "다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책의 목소리에는 그저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뉘앙스가 진득하다.

태어나서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 받고, 자라면서 남자 형제 우선이라 뒤로 밀리고, 사회로 나와서 능력이 남자만 못하지 않느냐고 차별받고, 결혼 후에는 출산과 육아로 독박 쓰고, 결혼하지 않으면 여태 싱글이냐며 눈총받고, 하고 싶은 게 많아 어렵게 경력을 이어가려 하면 남편 뒷바라지는 누가하고 아이는 누가 돌보냐며 볼멘소리 듣고, 그러고 나서도 이어지는 차별과 혐오와 조롱과 배제의 시선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두 개의 트랙으로 이뤄진 출발 '선' 한쪽에 서 있어야 하는 건 '82년생 김지영'의 아빠일 수도, 남편일 수도, 오빠일 수도, 사돈 총각일 수도, 직장 동료일 수도, 그저 스쳐 가는 인연일 수도 있을 세상의 모든 '대현'이다. 그리고 '나'다.

골인해야 하는 지점은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평등 사회다.

그러니까 이건 남자와 여자가 편을 갈라 내가 뛰어나니, 네가 부족하니 눈에 쌍심지를 켜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짓밟는 경쟁이 아니다.

선을 그어 편을 나눈 트랙을 하나의 운동장으로 만드는 여정이다.

서로 내딛는 발걸음의 보폭이 달라, 달리는 속도가 둘 다 맞지 않아 힘들지라도 발맞추려 배려하고 양보하고 함께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8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79482&mid=43822

◇ 잔혹한 폭력과 애잔한 인간애의 결합…'람보: 라스트 워'

'람보: 라스트 워'의 원제는 'Last Blood'다.

첫 작품의 제목이 원래 'First Blood'였던 점을 생각하면 수미상응을 이루는 최종편의 제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래는 그냥 '람보'라는 싱글 타이틀로 공개된 3편이 국내에 개봉되며 '라스트 블러드'란 부제를 달아버리면서 어쩔 수 없이 이번 작품의 한국 제목은 '람보: 라스트 워'가 되었다.

36년간 수많은 전쟁터의 중심에서 치열하게 싸운 '존 람보'가 지옥 같은 전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고향 집으로 돌아와 오랜 이웃인 마리아(아드리안나 바라자), 가브리엘(이벳 몬레알) 모녀와 함께 살고 있는 람보(실베스터 스탤론)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곧 대학 진학을 앞둔 가브리엘은 마치 딸과 같은 존재로서 건조한 그의 삶에 유일한 목적과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친부를 만나겠다며 멕시코로 간 후 실종되고 만다.

람보는 가브리엘을 찾아 멕시코 국경을 넘으며 억누르고 살아왔던 살인병기의 본능이 다시 한 번 넘어서게 된다.

'람보'는 자신의 전투 본능과 살인 무기를 총동원해 자비 없이 적들을 처단하기 시작한다.

매번 '람보' 시리즈를 볼 때면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닫고 당황한다.

액션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람보'의 폭력수위는 엔간한 공포영화를 능가한다는 사실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상상을 초월하는 살인 장면들이 등장해온 만큼 마지막 편을 자처한 이번 작품은 기교와 규모 면에서 최고의 폭력성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마지막 대결의 주무대가 말 그대로 람보의 '홈그라운드'이니 오죽하겠는가?

적들은 그의 얼굴조차 마주치지 못한 채 잘리고, 터지고, 곤죽이 되어 추풍낙엽처럼 쌓여간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영화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런 폭력성에 대응하는 인간적 고뇌와 정서 역시 충분히 확보되어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요소요소에서 이를 위해 공들인 흔적이 역력히 목격된다.

특히 정신적 트라우마와 육체적 고통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인물인 람보의 내면과 마지막 선택이 충분히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일 것이다.

살아있는 액션 마스터 '람보'의 귀환, 그의 마지막 전쟁이 시작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01분.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29282&mid=4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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