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 미생물 균형 깨지면, 산발적 직장·결장암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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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 미생물 균형 깨지면, 산발적 직장·결장암 유발"
  • 연합뉴스
  • 승인 2019.11.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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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 연구소 등 프랑스 연구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논문
장의 유익균과 유해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장의 유익균과 유해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산발적 직장·결장암(Sporadic colorectal cancer)은 지금까지 알려진 위험 요인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다.

환자 개인과 주변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암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 환경 요인이 발달하면, 숙주세포의 DNA에 유전적(genetic)·후성적(epigenetic) 변이를 일으켜 산발적인 직장·결장암의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dysbiosis)이 산발적 직장·결장암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연관된 무증상 초기 암 종양을 찾아내는 비침습적 혈액검사법을 개발해,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파스퇴르 연구소가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2016년 4월 출범한 '옹코믹스(Oncomix)'라는 연구 그룹이 진행했다.

여기에는 파스퇴르 연구소의 '분자 미생물 발생 유닛(unit)'을 비롯해 프랑스 국립 보건 의료 연구소(Inserm),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 앙리-몽도르 AP-HP 병원(Henri-Mondor AP-HP Hospital). 파리-에스뜨 크레테유 대학(University Paris-Est Creteil)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공동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 장내 미생물군의 특정 박테리아가 후성유전 메커니즘을 자극해 산발적 직장·결장암을 유발한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진은, 직장·결장암 환자 9명과 암이 없는 환자 9명에서 채취한 분변을, 생쥐 136마리의 장에 분산 이식하고, 각각 7주와 14주가 지난 뒤 변화를 관찰했다.

특히 전암성 병소(precancerous lesion)의 한 유형인 ACF의 수와 발달 정도를 유심히 살폈다. 이는 미생물 프로파일로서 결장 DNA 손상을 보여주는 표지다.

분석 결과, 산발적 직장·결장암 환자의 분변을 이식한 생쥐에선 ACF가 유난히 발달했다.

이들 생쥐의 결장에서 큰 유전적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초 메틸화 유전자(hypermethylated gene) 수는 증가했다. 메틸화된 유전자는 결장 점막의 ACF 발생과 연관성이 큰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어 대장 내시경 수검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전체 장 박테리아 유전체의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이어 누적 메틸화 지수(CMI)로 관련 유전자 3종의 초 메틸화 수위를 표시하고, 수검자를 CMI 양성과 CMI 음성 두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는 무증상 직장·결장암 종양을 초기에 검진하는 혈액 검사법 개발에 목표를 둔 예비 연구였다.

그 결과 'CMI 양성'은 산발적 직장·결장암의 발생을 알리는 '예후 인자(predictive factor)'로 확인됐다.

결론은, 직장·결장암이 생긴 환자의 장내 미생물군은, 소수 유전자의 초 메틸화를 통해 생쥐의 결장에 전암성 병소가 생기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적 메틸화 지수나, 유전자의 메틸화에 작용하는 박테리아는, 산발적 직장·결장암의 검진 표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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