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당신이 필요해요" 곡성에 청년 불러모으는 '청춘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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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당신이 필요해요" 곡성에 청년 불러모으는 '청춘작당'
  • 연합뉴스
  • 승인 2019.12.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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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찬양 대표, 곡성 100일 살기…청년 귀촌 체험 프로젝트 운영 성공기
청춘작당 민찬양 대표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춘작당 민찬양 대표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가 필요하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여 곡성으로 왔어요.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마음과 열정이 있는 청년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민찬양(26·여) 씨는 대학 졸업 후부터 서울에 살며 요즘 시대 여느 청년처럼 많은 일을 했다.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물론, 일자리 지원 사업에도 나갔고, 학원 아르바이트· 캠프 교사 등도 거쳤고, 센터에서 6개월 인턴도 경험했다.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으로만 살기 어려워 취업에도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여기는 굳이 내가 필요하지 않구나'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자격증도 없고, 이전에 경험도 없어서 내가 여기서는 쓸모가 없구나'는 생각이 민씨를 가장 괴롭혔다.

그러던 중 곡성으로 귀촌한 또래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리가 여기서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고 한번 해보고 있는데, 네가 필요하다 와서 같이 해볼래?"라는 제안이었다.

'네가 필요하다'는 말에 민씨는 곡성살이를 시작했다.

2018년 말부터 결혼과 동시에 남편과 함께 곡성으로 귀촌해 다른 또래 부부 등과 함께 농업농촌 전문 서비스업 협동조합 활동에 나섰다.

그러던 중 곡성군 미래혁신과 한 주무관의 제안으로 전남도 주관 '전남 인구 희망찾기 프로젝트' 사업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청춘작당' 협동조합이다.

전남도 공모 선정으로 사업비를 확보한 청춘작당은 민씨를 대표로 뽑고 본격적으로 곡성 청년유입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곡성살이 시작한 청년들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곡성살이 시작한 청년들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년 귀촌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보려고 100일 살기 프로젝트를 선보이자 전국에서 9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90여명의 신청자 중 최종 선발된 30명의 곡성살이가 올해 9월 2일부터 12월 10일까지 100일간 이뤄졌다.

청춘작당은 기존 틀에 맞춰야 하는 청년 귀촌 사업을 지양하고, 청년 스스로 활동의 틀을 만드는 일에 주력했다.

청년 30여명은 곡성을 알리는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도시의 20~30대를 겨냥한 잡지를 만들었다.

지역 특산품을 알리는 브랜드 구축 활동도 자체적으로 벌이는 등 자신만의 곡성살이를 100일 동안 이어갔다.

귀촌해 단순히 농사를 짓거나 지역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보다, 각자 재능을 살려 지역에 이바지하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100일의 활동이 끝나고 30여명의 참여자 중 무려 13명(추가 귀촌자 2명 포함)이 곡성에 남기로 했고, 청춘작당 운영진도 4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곡성살이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청년들은 더 많았지만, 거주지·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쉽게 포기했다.

청춘작당은 2기 프로젝트를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 귀촌의 가장 큰 장애물인 거주지·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 마을 만들기를 곡성군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곡성 청춘작당 프로젝트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곡성 청춘작당 프로젝트 [청춘작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 대표는 "청춘작당 프로젝트는 자신의 삶에 환기가 필요한 청년들에게 낯선 지역에서 다른 리듬의 삶을 가능하게 한다"며 "곡성에도 청년들의 유입은 새로운 활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의 삶을 버티기만 하는 청년,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에 지친 또래들에게 '이곳은 당신이 필요하고, 당신에게도 이곳이 필요할지 몰라요'라고 말하고 싶다"며 곡성살이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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