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남은 총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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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은 총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안 보인다
  • 연합뉴스
  • 승인 2020.02.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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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5일 치르는 21대 총선이 어느새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과 더불어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 구성을 위한 전국 단위 선거이건만 국민적 관심이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솟고 있는지 미심쩍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째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너무 커 보인다. 코로나 충격에 온 나라가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그 여파로 경제와 민생이 더 어려워져 민심이 편치가 않다. 확진자 확산세가 초기보다 둔화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밀한 방역 정책을 실행하고 소비심리 회복과 경제활력 촉진을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궁구하는 것은 정부와 의회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 만큼 선거 논리에 휘둘려서는 물론 안 될 일이다.

선거가 그러나 선거다워야만 하는 것도 자명하다. 과정 전반이 당면 현안 대처와 별개로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대격돌로 압도돼야 하는데 기대만 못 해 유감이다. 온통 정부심판론이냐 야당심판론이냐 하는 앙상한 프레임 다툼뿐이다. 보통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 즉 민생 개선을 위한 묵직한 대안 제시와 깊은 고민이 국민 속으로 파고들지 않고 있다. 정당들이 이런저런 관련 공약을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과거 전국 단위 선거 때의 학교 무상급식 사례처럼 전면적 의제화와 이슈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필요성 언급으로 비평 대상이 된 고용연장 과제처럼 고령화와 저성장, 양극화 시대를 헤쳐나갈 화두의 경쟁도 뚜렷하지 않다. 남은 기간에라도 민의를 한데 모으는 정당 간 굵직한 정책 경쟁이 촉발되길 기대한다.

여야 각 정당의 총선 채비는 그래도 속도가 붙고 있다. 그만큼 이벤트성 몰아치기 인재 영입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한창 진행 중인 공천 작업은 파열음과 후유증을 유발할 게 분명하다. 치밀한 경선 관리와 공정한 전략공천만이 잡음을 줄이고 역량 약화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도다. 그것을 잘하는 정당이 유리할 것이다. 탈당, 창당, 통합, 이합집산으로 정당체제 재편 역시 가시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주축의 소통합 보수 야당이 각각 자리 잡고 그사이 또는 좌우에 많은 소수정당이 포진해가고 있지만, 예상대로 민심에 큰 울림을 주거나 선구 구도 자체를 뒤흔들만한 대혁신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보다 오히려 여야 주요 정치인의 말실수와 정당의 단기 이슈 대응 실패가 정치의 전부인 양 핫이슈로 조명받아 선거판과 민심이 흔들흔들하는 것처럼 보이니 답답하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들 한다. 다만 유권자들이 투표할 마음이 생기고 자신들의 대표를 뽑을만한 판단 근거와 동기들이 넉넉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요구된다.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은 지금 과연 그런가 하고 스스로 묻고 답을 찾길 바란다. 민주공화국 시민들은 투표할 때만 잠시 주인일 뿐 일상 내내 노예라는 풍자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환경이라면 절망적이다. 국민을 우습게 여기거나 섬기지 않는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할 이유다. 투표지가 곧 종이 짱돌이라는 비유를 증명하려면 한표를 값지게 던질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직전 20대 총선 투표율은 58.0%였다고 한다. 19대 54.2%, 18대 46.1%보다 모두 높았고 오름세를 지속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금부터 정당들이 보여줄 정치력과 유권자들의 참여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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