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경제의 시간'…여야 손잡고 미증유의 난국 돌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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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경제의 시간'…여야 손잡고 미증유의 난국 돌파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20.04.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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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호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추락 외길로 돌진하는 경제로 쏠리고 있다. 자가격리, 이동제한, 국경폐쇄라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대봉쇄'로 세계 경제는 가라앉는 타이태닉호처럼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도 내수와 수출의 동반 절벽으로 국가 부도 일보 직전까지 갔던 20여년 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소득층이 생계 위협에 직면하고,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으며, 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있다. 하지만 그간 보건과 경제 위기 수습 과정에서 정부의 노심초사와 행동만 부각됐을 뿐 정치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여야가 선거와 정쟁에 매몰되면서 시급한 민생 관련 법안이나 경제 활성화 법안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쌓여있다. 지금 나라가 처한 상황은 분초를 다툴 정도로 응급을 요하는 경제·민생 현안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이젠 총선도 끝났으니 여야 정치권은 합심 협력해 국회가 '잃어버린 시간'을 복원할 수 있도록 입법과 예산 심사 기능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민생 구제와 일자리 방어다. 당연히 국회도 이 국가적 과업 수행을 위한 투사가 돼야 한다. 정부는 네 차례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150조원 규모의 취약계층 생계지원과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구제, 금융시장 안정 대책 등을 쏟아냈다. 이들 대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과 적절한 예산 배분으로 측면 지원해야 한다. 여야는 총선 기간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민생 현장을 체감하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정부의 정책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국회가 나서 물꼬를 트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도적으로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

여야는 우선 국민적 관심사인 긴급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지원 여부를 결정해 신속한 집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가구당(4인 기준) 10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16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총선 직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가구당 10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미래통합당은 국민 1인당 50만원씩을 지급하자고 나서 정부안의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공약에 얽매일 게 아니라 재정 여건 등을 살펴 냉정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재정부담이 가중하고 벌써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까지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른바 플랫폼사업 종사자와 특수고용직노동자,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실업자 보호에 더 신경을 쓰는 게 합당하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기존 고용의 유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민간 기업에서 나온다. 금융이나 재정적 지원을 통해 존폐의 기로에 몰린 기업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주는 것은 민생과 직결된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일이 급하지만 민간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입법도 서둘러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돼야 한다. 낙후한 서비스산업을 일신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법, 벤처산업 육성법안, 주 52시간제 보완 입법 등이 관심이다. 이미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인터넷 배송 등 비대면 비즈니스의 활황, 진단키트 수요 폭발과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경쟁 등에서 보듯 코로나 사태 이후 불어닥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이는 디지털 혁신인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과거의 인식과 환경, 잣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규제를 미래형으로 과감하게 수술해야 한다. 20대 국회는 과거와 혁신이 충돌할 때마다 기득권 보호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는데 21대 국회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각오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눈 녹듯 사라지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갈등을 접고 연대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노사정을 하나로 묶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불행 중 다행은 우리나라가 경쟁국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조기에 통제하면서 경제에 전념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코로나 이후 전개될 글로벌 경제의 가치 사슬 재편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총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책임이 커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가 공감과 협력, 시대를 앞서는 혜안으로 선도적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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