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첫날부터 느슨해진 마스크 착용…경계심 다잡아야
상태바
'생활방역' 첫날부터 느슨해진 마스크 착용…경계심 다잡아야
  • 연합뉴스
  • 승인 2020.05.07 0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6일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제한적이나마 일상생활이 재개됐다. 지난 3월 2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 46일 만이다.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다시 출근길에 나섰고, 그동안 문을 열지 못했던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도 속속 운영 재개에 들어갔다. 프로야구가 5일 개막 팡파르를 울린 데 이어 8일에는 프로축구, 14일에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여자프로골프도 올해 첫 라운딩을 시작한다. 일단 무관중으로 시작하지만 머지않아 관객 입장이 허용되면 경기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중단됐던 종교행사도 정상화돼 예배와 미사, 법회가 현장에서 열릴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극히 평범했지만 소중함을 새삼 절감하게 된 일상의 모습이다. 방역체계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일상생활을 찾아가는 생활방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도인 만큼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건 당연하다.

생활 속 거리두기의 출발 신호는 나쁘지 않다.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2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확진자가 2명 증가한 것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도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2명 모두 검역 과정에서 확인돼 지역사회 감염도 사흘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귀가 따가울 정도로 방역전문가들이 경고했듯이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적이 방심이란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했던 직장인이 많아 계속 붐볐던 대중교통 수단은 더욱 혼잡해질 수밖에 없다. 한 자리씩 띄어 앉거나 1m 이상 거리를 두라는 방역당국 지침을 이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전적으로 마스크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로 생활방역 첫날 출근 시간대 버스와 지하철은 거리 유지는 고사하고 운신조차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프로야구 개막 응원전이 열린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는 많은 야구팬이 모여 함께 환호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자는 무관중 개막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거리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여전히 나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검사에 나서는 등 '조용한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감염 위험보다는 걷잡을 수 없이 충격파가 확산하는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아닌 게 아니라 소상공인과 비정규직을 비롯한 경제적 피해는 규모 파악조차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경제 위기 극복도 튼튼한 방역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다. 요즘 '포스트(post) 코로나'라는 표현을 접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현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거나 오판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는 데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방역 전문가들이 지금은 '인(In) 코로나' 상황임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현재 '심각' 단계인 감염병 위기 경보를 하향 조정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재유행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맞는 생활방역 체제는 미래 위험에 대비한 역량을 강화하고 대응 체계를 손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민 개개인과 각 공동체의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각자 방역주체로서의 책임감 또한 커졌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개인은 소홀해지기 쉬운 위생수칙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방역당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에 혼선이 없도록 세부 지침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