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어 방판업체까지…수도권 집단감염에 생활방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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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이어 방판업체까지…수도권 집단감염에 생활방역 '시험대'
  • 연합뉴스
  • 승인 2020.06.0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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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주말까지가 '고비'…"일상속 거리두기 지켜야"
수도권 코로나19 확산 비상29일 오전 신도림역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정부는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다중시설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2020.5.29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코로나19 확산 비상
29일 오전 신도림역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정부는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다중시설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2020.5.29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지 6일로 꼭 한 달을 맞는다.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경기·인천지역 교회 소규모 모임을 고리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수도권에는 이미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특히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업체(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된 70대 남성이 지난 2일 첫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사흘만에 확진자가 최소 12명으로 늘어나면서 이 업체가 새로운 집단감염의 고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노인 등 고위험군의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다음주 주말까지 남은 1주일여의 시간이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여부를 가르는 '중대 고비'로 판단하고 확산세 차단에 올인하고 있다. 그때까지 수도권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지막 주(4월 29일∼5월 5일)에 7.43명이었으나 최근 일주일(5월 27일∼6월 2일)간은 45.14명으로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도권에서 각종 산발적 집단감염이 급속히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 28일(79명)에는 4월 5일(81명) 이후 53일 만에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70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제시한 목표 중 하나인 일일 신규 환자 '50명(미만)'을 넘어선 것 역시 4월 8일(53명) 이후 처음이었다.

노래방에서도 QR코드2일 서울 한 노래방에서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설 출입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 인천, 대전 3개 지역의 주요 교회, 영화관, 노래방, 음식점 등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2020.6.2 (사진=연합뉴스)
노래방에서도 QR코드
2일 서울 한 노래방에서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설 출입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 인천, 대전 3개 지역의 주요 교회, 영화관, 노래방, 음식점 등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2020.6.2 (사진=연합뉴스)

최근에는 감염 집단이 이태원 클럽과 부천 쿠팡물류센터에 이어 학원, 교회 소모임 등으로 옮겨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30∼40명대에서 늘었다 줄기를 반복 중이지만, 모두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방대본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507명의 감염 경로를 분석한 결과 지역 집단발병이 71.8%(364명)이고, 이 중 96.2%(350명)는 수도권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코로나19 재생산지수(전파력)는 1.9로 올라섰다. 이태원 클럽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 재생산지수가 0.5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 새 코로나19 환자의 1명당 감염력이 4배나 높아진 것이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이처럼 수도권 집단감염이 급속히 번지자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2주간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고 유흥주점과 학원, PC방 등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운영 자제를 권고했다. 생활속 거리두기 체계는 유지하면서도 등교 수업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는 사실상 부분적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 셈이다.

이태원→신촌…CCTV로 본 숨은 확진자 찾기 (CG)[연합뉴스TV 제공]
이태원→신촌…CCTV로 본 숨은 확진자 찾기 (CG)[연합뉴스TV 제공]

지난달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5월 초 황금연휴를 전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영향이 크다.

현재까지 272명의 감염자가 나온 이태원 클럽에서는 방문객들이 마스크 착용과 1∼2m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천 학원강사 A씨의 경우 역학 조사관에게 본인의 신분과 동선을 속이는 바람에 노래방과 뷔페식당 등을 매개로 추가 전파를 일으키면서 결국 80여명의 'n차' 감염자발생을 초래했다.

부천 쿠팡물류센터의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도 작업장 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식당과 흡연장에서의 거리두기도 미흡해 감염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개척교회 모임 역시 밀접하게 모여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는 바람에 참석자의 73%가 무더기로 감염되는 결과를 낳았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세를 우려하면서 생활속 거리두기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가 느슨해진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크다. 현재의 수도권 유행 상황이 꺾이지 않고 계속 확산할 경우 지금보다 더 강화된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도권 주민께서는 최대한 약속과 모임을 연기하고 일상에서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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