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잔여지에 '아파트 5천세대'…벌써부터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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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잔여지에 '아파트 5천세대'…벌써부터 특혜 논란
  • 연합뉴스
  • 승인 2020.07.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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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부지 기증 뒤 도시관리계획 변경 신청…전남도 심의 결과 주목
"조성비·골프장 운영 포기 고려해도 특혜"…"아파트 세대수 관계기관과 협의 중"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에 한전공대 부지를 기증한 부영그룹이 잔여지에 5천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짓겠다며 요청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부영CC 일원 [연합뉴스 자료]
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부영CC 일원 [연합뉴스 자료]

업체 특혜논란, 부지 기증의 의미 퇴색, 과도한 아파트 공급 등이 지적되면서 나주시와 전남도의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나주시는 13일 부영그룹의 주력사인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부지로 기증하고 남은 잔여지(35만2천여㎡)에 아파트 5천328세대를 짓겠다며 도시관리계획 입안서를 제출, 심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지는 부영그룹이 지난 2011년 전남개발공사로부터 450억원에 분양받아 골프장(18홀)을 조성한 곳이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8월 전체 75만㎡ 중 한전공대 부지로 40만㎡(감정가 806억원)를 기증했다.

도시계획 변경은 골프장 땅을 내준 만큼 대신 자연녹지(체육시설)인 잔여지 용도를 변경(1종 일반주거지역)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12월 5천868세대를 짓겠다며 첫 도시관리계획안을 냈다가 나주시와 줄다리기를 끝에 488세대를 줄여 최종안을 제출했다.

특혜논란은 아파트 세대수를 결정하는 용적률과 최고층수가 혁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높다는 점이다.

부영주택이 낸 변경안은 용적률 179.94%, 최고 층수 28층으로 혁신도시 내 타 아파트 용적률과 최고층수 175%와 25층과도 비교가 된다.

땅도 싸게 산 데다 용적률과 층수가 많은 만큼 더 많은 세대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 업체는 그만큼 돈벌이가 더 되는 셈이다.

한전공대 설립에 사활을 걸었던 나주시도 부지를 기증한 부영주택이 아파트를 지어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업체를 감싼다는 특혜논란에 휩싸이면서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전공대 부지 기부증서 전달식 [부영그룸 제공]
한전공대 부지 기부증서 전달식 [부영그룸 제공]

지역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감정가 800억 정도의 땅을 기부하고 골프장 운영을 포기한 점 등을 감안해도 애초 아파트를 단 한 채도 지을 수 없는 땅에 5천세대 이상 짓는다면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나주시가 환경영향평가, 주민과 시의회 의견 수렴,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치지만 정작 아파트 규모를 더는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변경은 전남도의 권한으로 시는 의견만을 첨부할 뿐이다"며 " 도 심의 과정에서 조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천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면서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부지로 1만5천㎡만 내놓겠다는 것도 비판이 나온다.

전남도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초중고 설립 부지로 5만7천여㎡를 배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묵살됐다.

부영주택 측은 애초 안에는 학교 부지 자체를 한평도 넣지 않았다가 겨우 법적 기준인 초등학교 부지만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나주시의회 모 의원은 "부영그룹의 과도한 요구를 보면서 부지 기증의 순수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며 "부지 제공 당시의 우려했던 특혜의혹이 현실로 드러났다. 시의회 차원에서 아파트 세대수 축소 요구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중고교는 6천∼9천세대당 1곳씩 설치하게 돼 있다"며 "교육부가 학생수용계획 등을 판단해 신설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입안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파트 세대수는 지역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 등을 고려한 계획으로 역시 입안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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