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 음성입니다. 안심하세요" 상인들의 눈물겨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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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19 음성입니다. 안심하세요" 상인들의 눈물겨운 호소
  • 연합뉴스
  • 승인 2020.09.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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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이틀간 폐쇄 끝나고 재개장…방역·소독 수차례
음성 알리는 표찰 내걸어도 손님 발길 '뚝'…'착한 임대료' 남의 이야기인 상인들 이중고
코로나19 '음성이에요'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상인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리는 표찰을 내걸고 장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음성이에요'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상인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리는 표찰을 내걸고 장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이 작은 가게에 딸린 밥줄이 몇인데…. '음성' 나왔다고 광고해도 손님들이 찾질 않네요."

12일 광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북구 말바우시장이 이틀간 폐쇄를 끝내고 재개장했다.

시장 인근 지역과 식당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소독과 방역을 위해 이틀간 시장 내 상점 문을 모두 닫고 소독과 방역을 수차례 진행했다.

시장 상인, 방문자 등 2천600여명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식당 관련자 외에는 대부분 '음성' 판정을 받고 장사를 재개했다.

상인회 측은 좌판 상인들도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혹시나 검사를 받지 않은 상인들은 영업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날 장날을 맞아 다시 문을 연 말바우시장 상인들 대부분 목에는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 확인'이라고 적힌 표찰도 걸렸다.

일부 상인들은 가게 입구,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표찰을 내걸어 오는 손님들을 안심시키려 들어 보이기도 했다.

혹시나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하는 손님이 있으면 "방역과 소독을 마르고 닳도록 했다", "식당에서 밥 먹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시장 상인이나 손님 중 확진자는 없다"고 강조하며 붙잡았다.

1천원이라도 깎아보려는 손님과 상인의 실랑이가 수시로 벌어지는 전통시장 풍경은 여전했지만,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멍하니 애꿎은 채소와 고기를 매만지는 상인이 대부분이었다.

한산한 전통시장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서 한산한 모습이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한산한 전통시장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서 한산한 모습이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추석 대목을 몇 주 앞두고 평소 같으면 손님들이 서로를 밀고 들어올 만큼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시장이 상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이날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한 식당 업주는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제 식당에도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다"며 "반찬이라도 만들어 팔고 있지만, 시장 자체에 사람이 없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이렇게 '음성'이 나왔다는 표찰을 내걸고, 소독을 수차례 했어도 장사가 안된다"며 "평소보다 절반 수준으로 고기를 준비했는데, 이조차도 모두 팔지 못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상인 대부분은 시장으로 몰려든 취재진에 "말바우 시장이 안전하다고 알려달라"고 기자들의 발길을 돌려세워 하소연하며, 마스크를 코에 걸친 이웃 상인에게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음성입니다. 안심하세요'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상인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리는 표찰을 내걸고 장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음성입니다. 안심하세요'
12일 오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상인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리는 표찰을 내걸고 장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틀간 폐쇄해 소독·방역을 수차례 진행하고, 상인들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을 받은 후 장사를 재개했음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020.9.12 (사진=연합뉴스)

손님이 줄어든 것만이 상인들의 고충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착한 임대료 운동' 차원에서 시장 내 건물주는 임대료를 수십만원까지 인하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몇몇 상인들은 "남의 이야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달 100여만원 내외의 임대료를 내는 한 식당 상인은 "장사가 안돼 건물주에게 하소연했더니, 깎아줄 생각은커녕 제때 임대료를 내라는 독촉만 돌아왔다"고 했다.

다른 상인은 "코로나19가 퍼진 이후 오히려 보증금과 월세를 수십만원 올려버렸다"며 "임대료를 벌 수 없으면 할 수 없이 장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지만 온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 고육지책으로 빚을 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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