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신고땐, 타인 전화로" 진화한 전화금융사기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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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신고땐, 타인 전화로" 진화한 전화금융사기 대처법
  • 연합뉴스
  • 승인 2020.09.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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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피싱앱 깔도록 유도…112 신고 정황 미리 감지하고 도주
범행 수법 역이용한 경찰 기지로 인출책 검거 "수법 알려서 예방해야"
진화하는 피싱사기…깜박하면 당한다 (CG) [연합뉴스TV 제공]
진화하는 피싱사기…깜박하면 당한다 (CG) [연합뉴스TV 제공]

"이놈들이 경찰에 신고한 걸 눈치채고 우리를 골탕 먹이는 거 같은데요. 이미 도망가버렸네요."

날로 치밀해지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피해자들의 경찰 신고 정황도 미리 알아내는 수준으로 진화한 것으로 파악돼 주의가 필요하다.

광주 북구 주민 A씨는 지난 22일 1천500만원 상당의 돈을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빼앗겼다.

대출 알선 등을 이유로 피싱 앱을 깔도록 유도한 뒤 속여 돈을 찾아 인출책에게 맡기도록 하는 수법이었다.

경찰에 신고해 인출책을 찾도록 했지만, 범인들은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다.

경찰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경찰 신고 정황까지 미리 알아내 도주하는 사례를 A씨에게 설명하고는, 신고 시 피싱 앱이 깔린 자신의 전화가 아닌 다른 전화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후약방문'이지만 설명해 줬다.

그런데 A씨는 허탈하게 경찰서 문을 나선 이후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자신의 부인도 이미 지난 18일부터 4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의 돈을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잃은 사실을 안 것이다.

A씨는 당장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휴대전화를 꺼내든 부인의 손을 붙잡고 만류했다.

그리고는 전화 신고 대신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신고했다.

보이스 피싱 (PG)
보이스 피싱 (PG)

경찰은 A씨 부부에게 경찰의 휴대전화를 빌려주고 연락체계를 구축한 뒤,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다시 연락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인출책 20대 C씨를 유인해 다시 돈을 받으러 온 현장에서 검거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어눌한 한국어로 피해자들을 꼬드겨 돈을 빼앗는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피해자가 되기에 십상이라고 경찰들은 우려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들은 피해자들에게 자신들이 휴대전화의 정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고, 정보 조작까지 가능한 앱을 깔도록 유도해 범행하는 수준으로까지 지능화됐다.

실제로 경찰이 수사한 여러 건의 보이스피싱 발생 범죄 중에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거나, 경찰서에 찾아가면 이를 미리 알아채고 도주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들이 인출책 검거를 피하기 위해 경찰 신고 사실을 미리 알아채고 도주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를 위해서는 신고도 피싱 앱이 깔린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전화를 이용해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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