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음성' 표찰이 효과 봤나…대목에 활기 찾은 광주 말바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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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음성' 표찰이 효과 봤나…대목에 활기 찾은 광주 말바우시장
  • 연합뉴스
  • 승인 2020.09.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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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 주춤하자 다시 늘어난 장날 손님…지난해 추석 절반 수준
활기 되찾은 말바우시장 24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을 앞둔 장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말바우 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손님이 급감했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찾는 이가 늘어가 있다. 2020.9.24 (사진=연합뉴스)
활기 되찾은 말바우시장
24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을 앞둔 장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말바우 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손님이 급감했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찾는 이가 늘어가 있다. 2020.9.24 (사진=연합뉴스)

"다시 정상을 회복했다고요? 아이고 모르는 소리,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손님이 절반 수준밖에 안 됩니다."

이달 초 시장 주변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던 광주 북구 말바우 시장을 추석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4일 다시 찾았다.

대목장답게 시장 곳곳은 야채 한 줌이라도 더 팔아보려는 상인들의 손짓과 1천원이라도 깎아보려는 손님들의 목소리로 활기를 띠었다.

지난 12일 장날 이틀간의 방역을 위한 폐쇄 끝에 다시 문을 연 이곳 말바우시장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주변 식당 등에서 연이어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인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나서 '음성' 결과를 표찰로 만들어 목에 거는 눈물겨운 노력을 펼쳤지만, 손님들이 좀처럼 찾지 않았다.

10여일 지난 후 시장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자, 손님들은 다시 명절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으면서 멈춰선 방앗간은 바쁘게 참깨를 볶는 구수한 냄새를 풍겼고, 고기를 써는 정육점 상인의 손은 바빠졌다.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찾는 이가 한 명 없어 반찬 장사로 업종을 바꿨던 국밥집도 다시 국밥 한 그릇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손님들이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앉기 시작했다.

대목 맞아 활기 띠는 전통시장 24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을 앞둔 장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말바우 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손님이 급감했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찾는 이가 늘어가 있다. 2020.9.24 (사진=연합뉴스)
대목 맞아 활기 띠는 전통시장
24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을 앞둔 장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말바우 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손님이 급감했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찾는 이가 늘어가 있다. 2020.9.24 (사진=연합뉴스)

상인들은 두 번의 장날을 치르고 더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자 자신감 있게 가게 앞에 내걸거나, 목에 건 '음성' 표찰을 떼버렸다.

그러나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오전, 오후 방역·소독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상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손님들은 점차 늘어나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준은 됐지만, 정상 회복까진 갈 길이 멀었다.

손님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줄었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향을 찾지 말자는 당부 때문인지 손님별로 제수품 구매 양이 훨씬 줄었다.

한 상인은 "명절을 며칠 앞둔 이맘때쯤이면 손님들이 밀고 들어올 만큼 북적거려야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며 "대목 때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가게를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골에서 직접 캐온 채소를 좌판에 놓고 파는 노령의 할머니는 "좀 깎아달라"는 손님의 요청에 고추 한 주먹을 더 얹어주며 "코로나 때문에 장사 안되는 처지 봐서 제값 쳐달라"고 말하며 주름진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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