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3일째 안나오는 승자…우편투표로 개표지연·초박빙 승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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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3일째 안나오는 승자…우편투표로 개표지연·초박빙 승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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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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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 급증에 개표 늦어지고 경합주들 초접전에 예측도 힘들어
개표 빠른 펜실베이니아·조지아 관건…트럼프 승리시 남은 경합주 봐야

11·3 미국 대선의 개표작업 사흘째인 5일(현지시간) 오후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중 승리자가 결정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통상 대선 당일 밤이나 이튿날 새벽 당선인이 나온 과거 대선을 생각하면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개표가 더디다.

개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우편투표가 급증한 데다 남은 경합주에서 초박빙 승부가 많아 승패를 예단할 수 없다는 점이 주 원인이다.

이르면 이날 중 승리자가 드러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우편투표 급증에 개표작업 지연…박빙 승부 많아 승리 선언 신중

대선의 승자 선언이 지연된 가장 큰 원인은 우편투표 급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유권자가 대거 우편투표로 몰려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에 4년 전 대선의 배가 넘는 1억명 이상이 참여했다.

투표소 직접투표에 비해 우편투표는 봉투개봉, 서명확인 등 절차가 필요해 개표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마스크 벗으며 환한 미소 짓는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자신의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발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11·3 대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면서 대선 고지 9부 능선에 올라섰다.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마스크 벗으며 환한 미소 짓는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자신의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발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11·3 대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면서 대선 고지 9부 능선에 올라섰다.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많은 경합주에서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는 것도 승자를 가리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그동안 주요 언론이 개표 상황을 집계하고 득표율 추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승자를 예측해 왔다. 그런데 경합주에서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다 보니 언론도 쉽사리 승자를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를, 현장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 언론들도 박빙 지역의 경우 예측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12월 14일 주별 선거인단 투표, 23일까지 연방의회 결과 송부, 내년 1월 6일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결과 승인 절차를 거쳐 당선인을 공식 선언하는 규정을 갖고 있다.

엄밀히 말해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는 시점은 내년 1월 6일이라는 뜻이지만, 이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언론의 집계나 분석을 통해 승리자가 사실상 발표되는 방식이 관행처럼 돼 있다.

백악관 연설에서 '대선 승리' 주장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경이롭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백악관 연설에서 '대선 승리' 주장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경이롭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이르면 오늘중 승리자 결정…주별 개표 속도·규정 달라 변수

AP통신 기준으로 남은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 4개 주다. AP는 현재 바이든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6명 남겨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 4곳 중 한 곳만 이겨도 승리 요건을 갖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이겨야 매직넘버 270명을 넘길 수 있다.

승자 결정의 지연의 또다른 요인은 주별로 개표 규정과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는 이르면 이날 개표를 완료할 수 있다. 바이든 후보가 이 두 곳 중 하나라도 이기면 이번 대선은 이날 중 바이든 승리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개표를 끝내지 못한다면 승자 결정은 더 늦어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를 모두 승리한다면 노스캐롤라이나와 네바다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4일 95% 개표 상황을 공개했는데, 나머지 결과는 개표를 모두 끝낸 뒤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선거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고 있다.

네바다는 개표 상황을 하루에 한 번씩만 발표하는 탓에 실시간으로 개표 상황을 알 수 없어 언론도 승리자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바다는 10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한다.

'엎치락뒤치락' 미 대선서 접전 벌이는 트럼프ㆍ바이든 11ㆍ3 미국 대선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얼굴 모습을 번갈아 배치한 사진. 바이든 후보는 대선 직후인 4일(현지시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각각 승리를 확신하며 연설할 때의 여러 표정들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엎치락뒤치락' 미 대선서 접전 벌이는 트럼프ㆍ바이든
11ㆍ3 미국 대선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얼굴 모습을 번갈아 배치한 사진. 바이든 후보는 대선 직후인 4일(현지시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각각 승리를 확신하며 연설할 때의 여러 표정들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언론마다 다른 애리조나 승패 예측…승자 결정 변수될 수도

애리조나 변수도 있다. AP와 폭스뉴스는 애리조나를 바이든 후보의 승리라고 예측했지만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는 경합지역으로 분류한 상태다.

따라서 AP 등은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 11명을 포함해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봤지만, CNN 등은 이를 뺀 253명의 선거인단을 얻은 상태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 경우 선거인단이 16명인 조지아를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다면 AP 등은 280명을 확보했다고 보고 승리를 선언하지만, CNN 등은 269명이어서 승리자라고 규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애리조나 개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현재 언론이 분석한 4개 경합주의 승리 방정식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애리조나를 계산에 넣지 않더라도 바이든 후보가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이길 경우 선거인단 확보 수가 270명을 넘어 외신들이 공히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타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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