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노래방'에서 'Zoom개팅'까지…코로나 연말 新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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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노래방'에서 'Zoom개팅'까지…코로나 연말 新풍속도
  • 연합뉴스
  • 승인 2020.12.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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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취미·즐길거리 찾아 답답함 해소…비대면 만남도 확산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팍팍 때리다 보면 답답함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아요."

올해 2월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박모(30)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샌드백과 글러브를 구매했다.

평소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박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내내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 증상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박씨는 25일 "방음이 잘 안 되는 빌라에 살다 보니 쿵쿵거리며 홈 트레이닝을 하기도 힘들어 대안으로 샌드백을 선택했다"며 "틈날 때마다 글러브를 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년과 달리 한 해를 집에서 마무리하게 되자 아쉬운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소하려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거나 외부 활동을 집 안으로 들여와 가족들과 즐기는 것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피포페인팅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피포페인팅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직장인 이모(26)씨는 이달 재택근무가 시작된 뒤 무료함을 달래려고 '피포페인팅'을 시작했다. 도안과 물감이 든 키트를 사서 도안에 쓰인 숫자에 맞게 물감을 칠하면 그림이 완성되는 방식이다.

이씨는 "집에만 있으면 지루한데 색칠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며 "집 안에서도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취미를 새로 발견하게 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대학생 안모(27)씨도 양손에 쏙 들어오는 타악기인 '칼림바'를 배우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악기를 감싸 쥐고 양손 엄지로 나무판에 달린 건반을 튕겨서 소리를 내 연주하는 악기로,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안씨는 "누구한테 배우지 않고도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악기가 작은 만큼 소리도 크지 않아 집 안에서도 연주하기에 부담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21)씨는 블루투스 마이크와 소형 미러볼을 구매해 '홈 노래방'을 만들었다.

정씨는 "유튜브에 올라온 노래방 반주 영상을 TV에 연결한 후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는 식"이라며 "1년 내내 캠퍼스도 못 밟아보고 집에만 갇혀 있는데, 부모님도 울적해 하시는 것 같아 이렇게라도 연말 분위기를 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래방 화면처럼 가사와 반주 음원(MR)이 담긴 영상을 올려주는 한 유튜브 계정은 최근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노래를 부르면 자동으로 녹음이 되고 점수까지 나오는 스마트폰 앱들도 인기다.

[에브리타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에브리타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말 모임이 대부분 취소되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모르는 사람과 비대면 만남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비대면 파티'를 시도해보자는 내용의 게시물에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호응해 실제 비대면 만남이 추진된다. 이 파티는 서울대 메일로 인증받은 학생들이 실시간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익명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서울대 학부생 김모(22)씨는 "코로나19 유행이 오래 지속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며 "익명으로 참여해도 상대가 같은 학교 사람이라는 점이 보장돼 안심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줌을 이용한 비대면 소개팅인 일명 '줌개팅'이 대안으로 인기를 끈다.

줌 소개팅에 참가 신청을 했다는 직장인 A씨는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이 맞으면 나중에 대면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해서 신청해 봤다"며 "재택근무를 하며 줌을 통한 소통에 익숙해지다 보니 낯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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