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에 늘어난 '혼밥'·'홈술'에 위장 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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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에 늘어난 '혼밥'·'홈술'에 위장 건강 빨간불
  • 연합뉴스
  • 승인 2020.12.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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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위염, 위암으로 악화하는 지름길…생활습관 개선 필요
집에서 식사 후 바로 누우면 역류성 식도염·위염 악화 가능성
혼밥 [연합뉴스TV 제공]
혼밥 [연합뉴스TV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생활'이 늘어나면서 위장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외출이 어렵다 보니 집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위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의료계 전문가들은 혼자 먹는 밥과 혼자 먹는 술, 집에서 마시는 술 등을 위장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로 지목한다.

대개 혼자 식사할 땐 라면, 김밥 등 간편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기 어렵다. TV나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식사를 하다 보니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기기 쉽고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기도 한다. 급히 끼니를 때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문제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제가 어려워 본인의 주량보다 과음하기 쉽고 혼자 마시던 술이 습관처럼 굳어지면 음주량이 점점 늘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집에서 과식, 과음이 반복되면 속이 답답하고 쓰리면서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데 이때 바로 위염을 의심해야 한다.

위염은 여러 가지 자극이나 손상에 의해 위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과식과 과음 등 잘못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인이 즐기는 짜고 매운 음식 같은 자극적인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도 위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위염을 방치하거나 과식, 과음 같은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위염이 만성화될 위험이 크다.

급성 위염이 6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위염으로 악화한다. 위염 유형에 따라 증상은 다르지만 대부분 상복부 통증과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올바른 식생활 등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로 치료가 가능한 급성 위염과 달리 만성 위염은 악화 시 원래 상태로의 회복이 어려워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임현철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염이 잦으면 건강한 식습관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만성 위염이 오래돼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으로 진행하면 위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장상피 화생은 위의 상피세포가 장의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위축성 위염을 지나 위점막이 장처럼 변하는 장상피 파생 단계에 이르면 위산 분비가 줄어들면서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지고, 암이 발병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이때부터는 생활습관 개선은 물론 일 년마다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이중호 교수가 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20.12.28.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인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이중호 교수가 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20.12.28.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중호 위장관외과 교수는 "만성 위염 중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악화할 위험성이 일반인 대비 각각 6배와 10배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성 위염 환자는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위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피를 토하거나 검은 변을 보기 시작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상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위암도 초기에만 발견하면 내시경을 활용한 절제술이나 복강경, 로봇 수술 등으로 개복 없이 위 절제 수술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건 생활 습관 개선 등으로 위염이 위암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식사할 때에는 적정량만 섭취하고 야식을 먹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짜거나 뜨거운 음식, 술, 카페인 등 위 점막을 자극하는 음식물 섭취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음주 또는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중호 교수는 "소화가 되기 전에 누우면 음식물과 위산이 위와 식도로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위장 건강에 좋지 않은 자세이므로 음식 섭취 후에는 바르게 앉거나 선 자세로 충분히 소화를 시키고 2∼3시간 뒤 눕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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