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코로나19'...'D+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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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코로나19'...'D+365'
  • 연합뉴스
  • 승인 2021.01.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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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그래... 며칠뒤엔 괜찮아져... 그 생각만으로 벌써 일 년이" 가수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1년'이란 노래의 가사입니다. 노래의 전체적인 의미는 전혀 다르지만, 첫 가사만은 우리가 처음 코로나를 접했을때로 부터 지금까지의 마음과 이상하게 일치하는 면이 있습니다.

"2020년 1월 20일 오전에 중국 우한(武漢)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환자를 확인했습니다."--질병관리본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곧 상황이 좋아지겠지….' 라며 당시에는 1년 후인 지금의 상황을 상상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이 됩니다.

머리 넘기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 2020.2.2
머리 넘기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 2020.2.2

국내에서 첫 확진자는 지난해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검역 과정에서 발열 등 의심 증상을 보여 긴급 검사를 한 결과 20일 양성으로 확인되며 기록되었습니다. 육로 접근이 어려운 나라의 실질적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공항과 항만 등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검역으로 확진자의 유입을 막으려고 활동하게 됩니다.

인천공항 방역. 2020.1.21
인천공항 방역. 2020.1.21

이후 국내 확진자 수는 지금의 상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 달 동안 30여 명 수준으로 중국 우한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온 입국자와 이들의 접촉자 등을 중심으로 확산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언론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친구의 친구 일인 것처럼 피부에 와닿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거주 중인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0.2.1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거주 중인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0.2.1
한국 도착, 창밖 내다보는 우한 교민 어린이. 2020.2.12
한국 도착, 창밖 내다보는 우한 교민 어린이. 2020.2.12

하지만........ 2월 18일. 첫 번째 위기가 오게 됩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나오며 상황은 급속도로 변하게 됩니다. 그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수십 명, 수백 명 단위로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2월 29일에는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1만774명 감염)이었습니다.

대구 신천지 인근 방역 2020.2.20
대구 신천지 인근 방역 2020.2.20

1차 대유행이 가져다준 여파는 컸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거리에는 인적이 사라졌고 시장은 문을 닫았으며 대부분의 경제는 멈춰 섰습니다. 코로나가 얼마나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게 될지 막연했던 모습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와 눈에 보이는 실체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탓 32년 만에 바닥 드러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2020.2.20
'코로나19' 탓 32년 만에 바닥 드러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2020.2.20
썰렁한 대구 명물 서문시장 국수 골목. 2020.2.21
썰렁한 대구 명물 서문시장 국수 골목. 2020.2.21
한산한 대구 동성로 2020.2.20
한산한 대구 동성로 2020.2.20

1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병원을 가지 못해 숨지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가고 심하면 입원을 하며 급하면 응급실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확진자가 단기간에 급증하며 그 상식이 뒤집어지는 일이 생긴 것 입니다. 자택에서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고 병상이 나지 않아 사망에 이르는 사태를 지켜보며 코로나19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눈에 보이는 피해로 다가왔습니다.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짧은 휴식. 2020.2.23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짧은 휴식. 2020.2.23
대구 명물 서문시장 방역 2020.2.23
대구 명물 서문시장 방역 2020.2.23

위기를 맞은 대구 경북으로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었습니다. 의료 자원봉사자들은 대구로 향했으며 119구급대, 막 임관을 마친 간호장교들까지 도움이 필요한 대구로 향했습니다. 의료진의 헌신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또 이 의료진의 헌신과 봉사에 응원을 보내는 국민들의 성원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긴급이송을 위해 전국에서 대구로 모인 앰뷸런스. 2020.2.23
'코로나19' 확진자 긴급이송을 위해 전국에서 대구로 모인 앰뷸런스. 2020.2.23
대구 코로나19 의료현장에 투입된 신임 간호장교들. 2020.3.4
대구 코로나19 의료현장에 투입된 신임 간호장교들. 2020.3.4
'그대가 대구의 영웅입니다' 2020.3.4
'그대가 대구의 영웅입니다' 2020.3.4
"꽃이 당신을 응원합니다" 2020.3.9
"꽃이 당신을 응원합니다" 2020.3.9

3월 들어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검사 및 역학조사가 마무리되면서 1차 대유행은 점차 누그러졌습니다. 위기를 코앞에서 지켜본 국민들은 코로나 감염에서 멀어질 방법을 스스로 찾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마스크였습니다. 부족한 수량에 국가적으로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되었지만, 초반 수요를 못 따라오는 마스크 공급은 약국 등 판매처 주변에 긴 줄을 당시 일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스크 5부제에도 늘어선 줄. 2020.3.11
마스크 5부제에도 늘어선 줄. 2020.3.11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한번 불붙은 감염의 불씨는 콜센터, 종교시설, 의료기관 등을 고리로 곳곳에서 조용히 번져 나갔습니다. 이태원 클럽, 택배 물류센터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2차 대유행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한 이태원 술집. 2020.4.9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한 이태원 술집. 2020.4.9
검진 받는 콜센터 입주자들. 2020.3.10
검진 받는 콜센터 입주자들. 2020.3.10
병원 집단감염 발생으로 직원들 검사 2020.3.20
병원 집단감염 발생으로 직원들 검사 2020.3.20
이태원 거리 방역하는 보건소 관계자. 2020.5.11
이태원 거리 방역하는 보건소 관계자. 2020.5.11

그렇게 지루한 싸움을 하던 코로나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8월 중순쯤 확산세는 다시 맹렬해졌습니다.

8·15 광복절 도심 집회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두 축으로 하는 집단감염에서 확진자가 속출했고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도 20%를 웃돌았습니다. 바로 '2차 유행'(1만3천282명 감염) 시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 광복절 집회 강행 예정. 2020.8.14
코로나19 확산세 속 광복절 집회 강행 예정. 2020.8.14
광화문 집회 나온 전광훈 목사. 2020.8.16
광화문 집회 나온 전광훈 목사. 2020.8.16
마스크 내린 채 보건소 차량 탑승한 전광훈. 2020.8.17
마스크 내린 채 보건소 차량 탑승한 전광훈. 2020.8.17

특히 2차 대유행 시기에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하며 의료 대응 체계마저 흔들렸습니다. 중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 환자들과 다르게 인공호흡기와 인공심폐장치 등의 의료장비가 필요했지만 시설이 갖추어진 병상이 넉넉지 않아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8월부터는 사망자가 거의 매일같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확산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음식점, 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고강도 방역 조치까지 내놓았습니다.

부산 한 요양병원서 52명 확진…분주한 의료진. 2020.10.14
부산 한 요양병원서 52명 확진…분주한 의료진. 2020.10.14
정부, 수도권 거리두기 2주간 2단계로 조정. 2020.9.13
정부, 수도권 거리두기 2주간 2단계로 조정. 2020.9.13
국립중앙박물관 찾은 시민들 '거리두기' 2020.9.29
국립중앙박물관 찾은 시민들 '거리두기' 2020.9.2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음식점, 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고강도 방역 덕분인지 10월 들어 확진자 수는 100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정부는 실물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생활 방역'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잠시나마 제한되었던 여러 규제가 완화되며 경제는 활기를 되찾았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거리두기 1단계 전환으로 미뤘던 운동도 다시. 2020.10.12
거리두기 1단계 전환으로 미뤘던 운동도 다시. 2020.10.12
전남대병원에 드리운 코로나19 그림자. 2020.11.15
전남대병원에 드리운 코로나19 그림자. 2020.11.15
당분간 못 볼지도 모르는 저녁풍경. 2020.11.16
당분간 못 볼지도 모르는 저녁풍경. 2020.11.16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유리한 겨울철을 앞둔 상황에서 사람들의 방역 경각심까지 낮아지면서 코로나19는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11월 중순부터 3차 대유행이 본격 시작된 것입니다. 앞선 1·2차 유행은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뻗어나갔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전혀 달랐습니다.

코호트 격리된 요양병원에서 창밖으로 손 흔드는 간호사. 2020.12.29
코호트 격리된 요양병원에서 창밖으로 손 흔드는 간호사. 2020.12.29
구로 요양병원 관계자 코로나19 검사. 2020.12.30
구로 요양병원 관계자 코로나19 검사. 2020.12.30

코로나19는 가족·지인 모임, 직장, 학교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터져 나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일상생활로 침투해 왔습니다. 지난달 13일(1천30명) 처음으로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1천 명을 넘어섰고, 정점을 찍은 같은 달 25일에는 1천240명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요양병원 관계자들. 2020.12.31
이야기 나누는 요양병원 관계자들. 2020.12.31

일상 감염은 급기야 취약시설로 번지면서 요양병원과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서울,광주,울산 등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태로 사망자도 급증했습니다. 특히 국가가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것은 뼈아픈 '방역 실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의 외침. 2020.12.29
'살려주세요'.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의 외침. 2020.12.29
동부구치소, 일부 수용자 이감. 2020.12.30
동부구치소, 일부 수용자 이감. 2020.12.30

3차 대유행이 한풀 꺾인 지금 우리는 일상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습니다. 일부지만 다시 돌아온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벌써 1년을 맞았고 백신도 개발이 되고 치료제도 개발 소식이 들려오지만 전문가들은 1년 전의 그날로 돌아가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날만을 기다렸다!'. 헬스클럽을 찾은 회원이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2021.1.18
'이날만을 기다렸다!'. 헬스클럽을 찾은 회원이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2021.1.18
카페 내 이용이 가능해진 날, 소중한 일상을 되찾은 시민들. 2021.1.18
카페 내 이용이 가능해진 날, 소중한 일상을 되찾은 시민들. 2021.1.18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대한민국은 'K 방역'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은 저력이 있습니다. 1,2,3차 대유행에 흔들리며 동요했지만 지금도 모두를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의료진, 그리고 직접적인 피해에도 악착같이 버텨내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그리고 일상의 불편함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맡은 일을 하는 우리 자신이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서 모두 같이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합니다. 코로나와 싸우는 하루하루가 너무도 힘들지만 우리는 이미 1년을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힘을 짜며 버티다 보니 어느새 노래 제목 같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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