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눈으로 지새운 밤…어둠 잠긴 건물서 찬송가만 흘러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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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눈으로 지새운 밤…어둠 잠긴 건물서 찬송가만 흘러나와
  • 연합뉴스
  • 승인 2021.01.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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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TCS 국제학교, 격리 속 하룻밤…확진자 옮기면 고위험 음성자만 잔류
생필품 옮기는 광주 TCS 국제학교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시설 관계자가 방역 당국이 지급한 생필품을 옮기고 있다. IM선교회 관련 시설로 알려진 이곳에서 학생, 교직원 등 122명이 합숙했고, 시설 운영 교회의 교인을 포함한 109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생필품 옮기는 광주 TCS 국제학교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시설 관계자가 방역 당국이 지급한 생필품을 옮기고 있다. IM선교회 관련 시설로 알려진 이곳에서 학생, 교직원 등 122명이 합숙했고, 시설 운영 교회의 교인을 포함한 109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합숙생, 교직원, 관련 교회의 교인까지 109명이 한꺼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광주 TCS 국제학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광주 광산구 운남동에 자리한 광주 TCS 국제학교는 27일 방역 당국이 전한 생필품을 내부로 들이며 일과를 시작했다.

교직원과 교인으로 보이는 성인 남성 2명이 일시 폐쇄된 시설의 출입문을 절반 정도만 열어둔 채 입구에서 가까운 상자 몇 개만 우선 챙겨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광주의 단일시설에서 하루 동안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파트단지와 번화가 사이에 자리한 광주 TCS 국제학교 주변 거리는 인적이 끊겼다.

교회, 방과 후 학교 등이 함께 들어선 단일 건물 안에서 생활한 학생과 교직원 등은 전날 오후 9시께 대규모 확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

확진자 109명 가운데 자택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 7명을 제외하고 학생, 교직원 등 나머지 102명은 치료시설로 옮겨지기 전까지 이 건물에 임시로 격리됐다.

광주 TCS 국제학교에 지급되는 생필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생필품 상자를 지급하고 있다. IM선교회 관련 시설로 알려진 이곳에서 학생, 교직원 등 122명이 합숙했고, 시설 운영 교회의 교인을 포함한 109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광주 TCS 국제학교에 지급되는 생필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생필품 상자를 지급하고 있다. IM선교회 관련 시설로 알려진 이곳에서 학생, 교직원 등 122명이 합숙했고, 시설 운영 교회의 교인을 포함한 109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102명의 확진자는 음성 판정을 받은 학생, 교직원과 분리돼 이 건물 3층 교육관에 모여 함께 밤을 보냈다.

음성 판정을 받았어도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의 학생, 교직원 등 12명은 2층 방과 후 학교의 6개 방으로 분산됐다.

전날 자정 무렵 어둠에 잠긴 건물에서는 흐릿한 전깃불과 함께 이들이 함께 부르는 찬송가가 흘러나왔다.

학생 일부는 창틀에 고정된 방충망 너머로 바깥 동태를 살피기도 했다.

한데 모인 확진자도, 친구나 동료와 떨어진 학생과 교직원도 신앙심으로 기나긴 밤을 버티는 모습이었다.

민간수탁기관 검사에서 음성이 확실하다고 판정받은 학생 8명은 자정이 지나서 이 건물을 나와 보건소가 제공한 구급차를 타고 수 킬로미터 떨어진 주택가의 숙소로 분리됐다.

이들 8명은 모두 미성년자인 학생으로 합숙소로 쓰인 이곳에서 집으로 데려갈 가족이 도착할 때까지 대기하기로 했다.

외부 격리시설로 옮겨지는 광주TCS국제학교 음성 판정 합숙생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합숙생을 격리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학생과 교사 등 다수가 합숙한 이곳에서 10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외부 격리시설로 옮겨지는 광주TCS국제학교 음성 판정 합숙생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합숙생을 격리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학생과 교사 등 다수가 합숙한 이곳에서 10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2021.1.27 (사진=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합숙소로 이동한 이들에게도 먹거리와 위생용품이 담긴 자가격리 물품을 지원했다.

미성년자인 이들은 자신들을 돌봐줄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별다른 탈 없이 아침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발생한 확진자 109명을 충남 아산과 전남 나주에 자리한 생활치료센터 3곳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정오께 이들을 수송할 버스 3대가 출발하면 이 건물에는 고위험 음성자로 분류된 학생 11명과 교직원 1명 등 12명만 남게 된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이송이 끝나는 대로 광주 TCS 국제학교의 생활상과 감염 경위, 아직 확인되지 않는 접촉자 등을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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