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반복되는 출입 보안 '구멍'…보안요원 역량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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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 반복되는 출입 보안 '구멍'…보안요원 역량 탓?
  • 연합뉴스
  • 승인 2021.03.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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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항서 1년 새 3차례 신분증 도용 항공기 탑승 사례 반복
구조적 요인 의심되지만, 한국공항공사 측은 개선책 없이 "우연의 일치, 교육 강화"

광주공항에서 최근 1년 새 3차례나 남의 신분증으로 항공기에 탑승한 사례가 발생했다.

보안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한국공항공사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으며 보안요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을 시행하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서는 보안요원 교육을 뛰어넘는 강화된 공항 보안 대책 시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공항과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공항과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 1년 새 3차례나 뚫린 공항 출입보안

17일 한국공항공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광주공항에서 남의 신분증으로 항공권을 발급해 비행기에 탑승한 후 제주공항에서 뒤늦게 적발된 사례가 알려진 것만 3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6일 20대 남성이 지인 신분증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구입, 광주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제주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이 남성은 제주 여행을 마치고 다시 광주로 돌아오려고 제주국제공항에서 지난 8일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신분증 도용이 적발됐다.

앞서 지난해 7월 15일에는 20대 여성이 제주공항에서 친구의 신분증과 항공권으로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적발됐는데, 적발 이틀 전에는 친구의 신분증으로 광주공항을 '무사통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7일에도 10대 초등학생이 익산에 있는 집에서 나와 광주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제주에 홀로 도착했다가 적발됐다.

이 학생은 혼자 항공기에 탑승할 수 없는 나이지만, 언니의 신분증을 도용해 광주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광주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보안 허점 반복 노출 '우연의 일치, 직원 역량 차이?'

공항 출입 보안에 '구멍' 뚫린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한국공항공사 광주지사 측은 '조사 후 조치할 계획'이라는 입장만 반복해 밝힐 뿐 대외적인 재발방지책을 발표한 적이 없다.

국내선 항공기 탑승 시에는 통상 항공권 발급, 항공기 탑승 전 등 과정에서 항공사 측의 신분 확인 절차가 이뤄지나 무인 발권 창구를 이용하면 신원확인 절차가 생략되기도 한다.

출발장 진입 시 공항 보안 요원들이 신분증의 사진을 대조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분증 도용을 걸러내지 못하는 사례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공항 보안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한국공항공사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전국 공항이 동일한 출입 보안시스템을 운영하는 만큼, 유독 광주공항에 사례가 집중된 것은 단지 우연일 뿐 구조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광주공항에서 걸러내지 못한 신분증 도용 사례를 제주공항에서 적발한 것은 보안요원들의 개인 역량과 인적 구조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이오 탑승 서비스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오 탑승 서비스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안요원 의지만으로는 한계…보완책 마련해야

한국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신분증 도용 항공기 탑승 사례가 잇따른 광주공항 측은 공항공사 자회사 소속인 보안요원들을 상대로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교육 이후에도 신분증 도용 사례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재발 방지대책으로 강화된 신원 확인 절차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민원 발생 소지 탓에 애로가 있다"며 "국토교통부 차원의 불시점검과 과태료 부과 등 보안 사고 발생 시 페널티 부과 등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생체정보를 통한 신원을 확인하는 '바이오 탑승' 서비스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서비스는 항공 승객이 지문이나 손바닥 정맥 등 생체정보를 미리 등록해 놓고 공항에서 인증하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없이도 출국장 입장이 가능하게 한 제도다.

그러나 탑승객들이 생체정보 제공·등록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서비스 이용률은 20%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2025년까지 전국공항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었던 생체정보를 활용한 비대면 탑승수속 시스템을 한국판 뉴딜 예산 170억 원을 내년까지 투입해 조기 구축하는 방안 등이 담긴 '제3차 항공보안 기본계획(2022~2026)'을 이날 발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구갑) 의원은 "현재 공항 보안 매뉴얼은 보안검색대 근무 직원의 역량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며 "공항 보안시스템을 점검하고 허점이 발견되면 항공 관련 부처에 제도 개선책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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