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력 광주' 표방했던 광주교육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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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력 광주' 표방했던 광주교육 현주소
  • 연합뉴스
  • 승인 2021.03.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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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
광주시교육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

한때 '실력 광주'는 광주교육을 지칭하는 대명사였다.

1980∼90년대 학력고사 시절, 서울대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고, 수능이 도입되고 나서는 1등급 최상위권 학생이 타지역보다 많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졌었다.

광주가 소비도시로 각인됐던 시절, "공부만이 살길이다"며 아이들 교육(성적)이 크게 자랑 되고 부각됐던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간 교육계에서는 실력 광주라는 말은 쏙 사라졌다.

입시 위주 경쟁에서 벗어난 교육풍토가 조성되고 청렴, 소통, 인권, 민주적 학교 운영방식 등이 강조되는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실력 광주는 더는 강조되지 못했다.

다양성, 재능, 끼가 강조되는 사회에서 "공부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인식도 자리 잡으면서 실력 광주라는 말 자체를 낡은 유물처럼 여기는 교육자들도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0학년도 수능 국·영·수(가·나) 등급별(1∼9등급)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광주의 경우 수학나를 제외한 국어, 영어, 수학가에서 1등급 비율이 전체 기준(전체 수능 응시생 대비 1등급 비율)에 못 미쳤다.

비단 2020학년도뿐 아니라 2018학년도, 201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에서도 각각 한 과목만 전체기준을 초과했을 뿐이다.

상위권 성적이 도드라지지 못한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지역인재전형 등 입시 전형이 다각화하고 있어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는 일부 반론도 있지만, 수능 등급 비율은 실력을 객관적으로 계량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육 당국은 광주 학생들의 미래가 걸린 '학력 신장'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내년에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물밑에서 움직이는 입지자들도 굳이 '실력 광주'란 구시대 용어가 아니더라도 "공부도 잘하는 광주 학생들이다"는 말을 듣도록 교육의 무게추를 움직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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