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자"…희망교실 교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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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자"…희망교실 교사들의 '이야기'
  • 연합뉴스
  • 승인 2021.05.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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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결손가정·학습부진 학생 용기 북돋고 보람찾는 선생님들
광주시교육청 2013년부터 실시…교사·학생 만족도 높아
희망이 피어나는 교실 [연합뉴스 자료]
희망이 피어나는 교실 [연합뉴스 자료]

"여수의 작은 섬에서 살다가 광주로 이사 온 A는 원룸에서 아빠, 엄마와 셋이서 살고 있다. 아빠는 휠체어가 없이는 거동이 불편하고 엄마는 외국인으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정도다. A에게 여름 티셔츠와 겨울 점퍼, 운동화 기본 학용품을 선물로 전달하고, A가 기본적인 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나의 교사 활동에서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한부모 가정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B의 첫인상은 어두웠다. 자신감 없고 사람을 피하는 모습과 교실에서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방과 후에 상담하고 건강이 안 좋은 엄마가 경제활동을 못 해 B 집으로 공책과 연필 세트를 택배로 보냈다. '감사하다'는 B 엄마의 문자를 받았다. 교사로서 참 기쁘고 보람찬 일이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희망 교실'에 참여한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 교사로서 '보람'이 담긴 수기(手記) 중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희망 교실은 불리한 여건에 있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멘토가 돼 사제동행 맞춤 지원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광주시교육청의 교육복지 활동이다.

서산초 한정보 교사는 '놓지마 희망 줄'이란 제목의 수기에서 "부모의 불화나 심각한 경제난, 가족의 질병 등으로 희망 없는 듯한 표정과 언행으로 지내는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 설렘을 주는 게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화정초 양선애 교사는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는 쑥쑥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이 필요하지만, 그 영양분이 유독 많이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며 "그 아이들에게 '교사'가 아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다가설 수 있도록 해준 기회가 나는 단연코 희망 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연합뉴스 자료]
광주시교육청 [연합뉴스 자료]

교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아이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드러냄과 동시에 앞으로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진흥중 한서연 교사는 "내년에 코로나 상황이 올해보다 조금 나아져 학생들과 올해 함께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들로 가득한 희망 교실을 운영하게 됐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 학생들을 위한 희망 교실을 운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이 2013년부터 실시하는 희망 교실은 지난해 저소득층 9천416명, 다문화가정 등 1천752명, 학교 부적응 5천708명, 학습 부진 8천873명 등 총 3만2천31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시 교육청이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만족도(100점 만점) 조사를 한 결과, 교사는 97.4점, 학생은 98.6점을 기록할 정도로 희망 교실에 대한 반응이 좋다.

시 교육청 초등교육과 김정연 사무관은 31일 "희망 교실이 여건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랑을 심어주고, 존재감을 키워주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을 갖게 한다"며 "올해도 학습, 문화체험, 심리 정서, 진로, 봉사, 생활 지원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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