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리조트, 8년 밀린 기부금 16억 한꺼번에 지급…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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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등산리조트, 8년 밀린 기부금 16억 한꺼번에 지급…배경은
  • 연합뉴스
  • 승인 2021.06.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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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대중제 전환 승인 위해 뒤늦게 약속 이행 꼼수' 해석
광주시, 기부 이행 관리·수익 구조 파악에 너무 소극적
어등산 관광단지 조감도 사업 추진 초기 상황.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등산 관광단지 조감도 사업 추진 초기 상황.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해결 현안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 대상지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어등산 리조트가 밀린 기부금을 일괄 지급했다.

뒤늦은 약속 이행에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이는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어등산리조트는 최근 금조사회복지장학재단에 8년 치 기부금 16억원을 지급했다.

어등산리조트는 2016년 광주 도시공사와의 소송이 합의·조정되는 과정에서 대중제로 운영되는 홀에서 발생한 순수익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순수익금이 2억원 미만이면 2억원 이상을 장학재단 사업비로 조달하기로 약속했다.

공익성이 가미된 관광단지 조성에 앞서 수익성이 강한 골프장부터 운영할 수 있게 된 데 대한 반대급부 성격의 기부로 여겨졌다.

골프장은 회원제 18홀, 대중제 9홀로 운영됐는데 대중제 순수익이 매년 2억원에 못 미쳐 연간 2억원을 기부액 산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회원제, 대중제 각각의 순수익을 구분해 판단하기 애매한 측면도 있지만, 회계법인 결산을 근거로 대중제 순수익이 2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어등산리조트가 골프장 운영 방식 변경 승인을 위해 밀린 기부금을 납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어등산리조트는 광주시와 협의를 거쳐 최근 27홀 전체를 대중제로 전환했다.

광주시가 아무런 강제 조항 없이 수년간 약속 미이행을 방치하다가 '기부금 보따리'를 들고 온 업체에 운영 방식 전환을 승인해 준 모양새다.

합의 내용도 다시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제(9홀) 순수익금을 기부 대상으로 한 상황에서 27홀 전체가 대중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존 합의, 운영 방식 변경 내용 등을 고려하면 전체 골프장 순수익금의 3분의 1을 기부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광산구와 광주 도시공사 등 관계 기관, 어등산리조트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군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273만6천㎡)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2005년 조성계획을 세워 2006년 착공했지만, 골프장 개장 외에는 제대로 된 게 없다.

어등산 관광단지 기공식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등산 관광단지 기공식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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