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정배 "윤석열은 황교안 부류의 강경 보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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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천정배 "윤석열은 황교안 부류의 강경 보수 인물"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1.07.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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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래 그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입니다. 물론 윤 전 총장은 국민이 다 알만큼 인지도는 높지만 정치 신인이기에, 그가 추구하는 정치적 비전·철학·가치, 그가 역사나 시대를 보는 태도·인식 등에 관해 저로서는 백지상태였습니다.

천정배 동북아전략연구원장
천정배 동북아전략연구원장

지난 몇 달 동안 그의 언행을 언론을 통해 간헐적으로 접했고 최근에는 기자회견문을 읽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며칠 전 경향신문에 쓴 칼럼의 내용과 동감입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은 부류의 강경보수 성향의 인물이며 국민의힘에서 오랫동안 흔히 보아왔던 수 많은 정치인들과 대동소이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두 사람 사이에 개성이나 스타일의 차이는 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가 공안검사 출신이어서 정보기관의 수장인 듯한 느낌을 풍긴다면, 윤석열 전 총장은 특수부 검사로 성공한 인물이어서 조직의 보스처럼 보인다는 것 정도입니다.

저는 윤 전 총장과 같은 대학을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해 상당기간 법조인으로 일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검사를 했고 저는 변호사를 했지만 제가 잠깐동안 법무부장관을 지낸 바도 있어 검사들의 인물됨됨이에 대해서도 제 나름대로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엘리트 검사 내지 법조인 가운데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인물로 보입니다. 강경 보수 기득권 진영의 인식과 가치를 널리, 거의 그대로 공유하면서 스스로는 자신감에 넘치고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동안에는 그가 혹시 기존 양당을 모두 비판하면서 중도 내지 제3의 길을 가지 않을까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강경보수 본색이 뚜렷해졌고 더이상 중도나 제3세력으로 변신할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설령 그가 독자정당을 만드는 등으로, 형식적으로는 제3세력의 길을 가는 듯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국민의힘과 똑같은 강경보수 세력의 일환임에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내년 대선은 개혁과 보수의 1대1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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