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백제 불가론' 견강부회 그만하고 미래비전 정책 경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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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백제 불가론' 견강부회 그만하고 미래비전 정책 경쟁해야
  • 신현호 기자
  • 승인 2021.08.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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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CG)[연합뉴스TV 제공]
이재명·이낙연 (CG)[연합뉴스TV 제공]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백제 불가론'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호남 출신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강력 반발한데 이어 최근 백제문화권인 충청권을 대표하는 국민의힘 최다선 정진석 의원이 성토 논평을 내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 의원은 "'백제 운운' 발언은 견강부회식의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통일신라 이후로 한반도를 통합한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살펴봐도 백제, 호남이 통합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는 이 지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호남은 단순히 통합의 객체로 전락했던 것이 아니라, 엄연히 한반도 통합 세력의 주축이거나 주체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재명 지사의 '백제 불가론'에 대해 민주당 호남 출신 대권주자는 물론 백제문화권을 기반으로 하는 충청권의 야당 최다선 의원까지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정치권에서의 파장이 여론에 미칠 영향이 염려된다.

앞서 이 지사는 한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이길 카드가 뭐냐 봤을 때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고,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할 수 있는 후보는 나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를 겨냥해 "한반도 5천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았다"며 "이 지사의 고향 안동에서 한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지역구도를 타파하려 하셨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생애에 걸친 투쟁을 기억한다"며 "그 투쟁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시도도, 발상도 민주당과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정 전 총리도 이 지사를 향해 "제주·강원·호남·충청 출신은 통합의 주체도 국정의 주체도 못 된단 말이냐"며 "이재명 후보의 인식은 우리 사회의 상식 있는 보통 사람들과 정치의 중원에서는 결코 통용될 수 없는 석기시대의 사고"라고 성토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SNS에 인터뷰 기사와 전문·녹취록을 공개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 지사는 "극단적 네거티브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공격하고 있다"며 "원팀정신을 저버린 채 '이재명이 지역주의 조장했다'는 가짜뉴스 퍼트리며 망국적 지역주의를 조장한 캠프 관계자를 문책하고 자중시켜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민주당 경선판에서 벌어지는 지역주의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정치 생명을 걸고 싸웠던 김대중·노무현 두 분을 보기에도 부끄러운 일이다.

필자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 재집권을 위한 확장성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지 호남 차별이나 지역주의를 조장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일부 동의한다.

이번 지역주의 논란은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본선 필승 카드인 '확장성'의 문제가 공론화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과거 박정희·전두환 시절 처럼 지역주의가 선거의 제 1변수는 아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당락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주의가 엄존하는 현실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과 결합하는 'DJP 연합'을 했던 것이고, 역대 선거에서 호남 당원들이 영남 후보인 노무현·문재인을 선택했던 것이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는 현실적인 집권방안으로 영남지역에서의 확장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대권을 끔꾸는 후보라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처럼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은 산중해야 한다. 말은 듣는 사람의 판단을 우선시 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전북을 찾아 "민주 세력의 본산은 전라도"라며 "전라도가 없다면 민주당은 건재하기 어렵다"며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쯤되면 이젠 :소 칼 vs 닭 칼", "무능 당대표" vs "분식 후보" 막말 쏟아내는 네거티브 공방은 그만하고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경쟁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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