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출석에 사죄 없이 떠난 전두환…5·18유가족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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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출석에 사죄 없이 떠난 전두환…5·18유가족 성토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21.08.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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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 만에 공판 종료, 유가족 "그가 버티면 우리도 용서 못 해"
"방어권 제약한다니 인제야 나와" 지적도…별다른 충돌은 없어
법원 나서는 전두환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법원 나서는 전두환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 광주지방법원 출석을 25분 만에 마친 9일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은 "사죄 한마디 없이 떠났다"고 성토했다.

오월어머니집 회원 등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일부는 이날 광주지법에서 전씨의 귀갓길을 지켜보며 "전두환을 구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살 날도 얼마 안 남은 전두환이 버티면 우리도 용서할 수가 없다"며 "광주시민과 국민께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5·18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날 네 번째로 광주 법원에 출석했다.

올해 5월 항소심이 열린 이후로는 첫 출석이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공판은 호흡 불편 등 전씨의 건강 문제로 인해 약 25분 만에 종료됐다.

5·18 유가족 등은 차량에 오르는 전씨를 경찰 통제선 밖에서 지켜보며 "구속하라", "사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오월 단체는 항소심 시작 석 달 만에 출석한 전씨에게 "성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법원 앞 기자회견 하는 5·18단체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5·18기념재단 및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법원 앞 기자회견 하는 5·18단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5·18기념재단 및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5·18기념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장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공판을 앞두고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부가 더는 피고인 전두환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1심 판결이 2017년 4월 고소를 시작으로 3년 7개월 걸렸다"며 "재판부는 법리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심판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전씨를 고소한 고(故) 조비오 신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1심 때 전두환은 단 세 번 출석했다"며 "항소심도 유불리 따지다가 방어권을 제약한다니 인제야 삼복더위에 나왔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전두환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도 그것을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심 판결문은 117쪽에 달하고 밝혀질 진실은 다 밝혀졌다"며 "전두환의 태도 변화가 변수이지 남은 증언은 변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씨를 고소한 고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진실을 함구하며 살아가고 있을 5·18 당시 계엄군에게 양심고백을 요구했다.

조 신부는 "무거운 마음으로 긴 세월을 지내왔다고 생각하면 그분들도 어떤 의미에서 피해자"라며 "국민 앞에서 양심을 털고 용서를 빌며 진실을 고백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는 양심고백을 한 그들에게 어떤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항소심 마친 전두환 전 대통령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 출석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항소심 마친 전두환 전 대통령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 출석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1.8.9 (사진=연합뉴스)

5·18단체와 관련자 등이 전씨의 출석에 차분하게 대응하기로 하면서 이날 법원 주변에서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기동중대, 사복형사, 교통요원 등을 배치해 전씨와 아내 이순자 씨가 재판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때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헐뜯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씨의 항소심 재판은 광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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