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고지방 음식, 체내 시계 교란해 과식·비만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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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플러스] "고지방 음식, 체내 시계 교란해 과식·비만 유발한다"
  • 연합뉴스
  • 승인 2021.09.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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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영국 연구팀 "고지방 먹은 쥐, 식욕조절 뇌중추 오작동"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이 뇌 중추에서 일일 생활 리듬과 식욕 등을 조절하는 체내 시계를 교란, 과식과 비만을 유발한다는 쥐 실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폴란드 크라쿠프 야젤로니아대학 연구팀은 8일 국제학술지 '생리학 저널'(Journal of Physiology)에서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의 뇌에서 생체 리듬과 포만감 등을 조절하는 체내 시계가 망가져 과식과 비만이 발생하는 현상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만 과체중 과식(일러스트)
비만 과체중 과식(일러스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만은 1975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의 3배로 증가했다. 특히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뇌졸중, 일부 암 등의 원인이 돼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생체리듬 등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체내 시계는 뇌 시상하부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호르몬·식욕 같은 일부 일일 생체 리듬 조절은 뇌간의 배후미주신경복합체(DVC) 등 다른 부분이 관장한다는 게 확인됐다. 특히 DVC는 포만감을 유도해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일상적 음식 섭취 주기나 식사 관련 호르몬 방출이 불규칙해지거나 약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런 현상이 비만의 결과인지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DVC 체내 시계 장애가 과도한 체중 때문에 생긴 현상이 아니라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쥐들에게 고지방 먹이를 먹이며 뇌 DVC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했다.

태어난 지 4주 된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전체 열량의 10%가 지방인 균형 잡힌 먹이와 지방이 70%인 고지방 먹이를 4주간 먹이면서 전극으로 뇌 DVC 신경세포의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24시간 측정했다.

그 결과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들은 체중 증가가 시작되기도 전에 뇌 DVC의 일일 신경 리듬과 식욕 호르몬에 대한 신경세포들의 반응이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 활동과 배고픔 등에 대한 반응에서 일정한 리듬을 보이던 DVC 신경세포들은 단기간 고지방 먹이 섭취 후 리듬이 깨졌고, 이런 쥐들은 낮 동안 평소보다 먹이를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현저한 체중 증가 없이 나타났다며 이는 고지방 식단이 DVC 신경세포 활동을 감소시켜 낮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게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결과는 DVC 체내 시계 장애가 과도한 체중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비만을 초래하는 원인임을 시사한다며 체내 시계의 기능을 회복시켜 과식을 피하도록 하는 임상 연구에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인간과 쥐의 뇌간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연구는 야행성 동물인 쥐를 대상으로 수행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추가연구로 체내 시계가 밤낮에 맞춰져 있는지, 휴식과 활동에 따라 달라지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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