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추향제에서 관습의 벽 넘어 초헌·아헌·종헌관 여성이 맡아
임진왜란 당시 화차를 만든 망암 변이중 선생을 배향하는 장성 봉암서원에서 26일 뜻깊은 추향제가 열렸다.
전남 장성군에 자리한 봉암서원이 1697년 세워진 이래 창건 320여 년 만에 여성이 헌관으로 참여하는 추향제가 열렸다.
서원 창건 이후 최초로 초헌·아헌·종헌관을 여성이 모두 맡았다.
헌관은 제사를 지낼 때 임시로 지정되는 제관(제사를 맡은 관원)이다.
이번 추향제에서는 정춘자 여성유도회 장성지회장과 강숙영 문향고등학교 교장, 김현주 서삼초등학교 교장이 각각 초헌·아헌·종헌관을 맡았다.
여성이 헌관을 맡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잘 알려진 사례로는 지난해 10월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린 추계향사에서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배용 이사장이 초헌관을 맡은 적이 있다.
그러나 세 헌관을 모두 여성이 맡은 경우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봉암서원 관계자는 "양성평등은 시대적 요구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면서 "이번 봉암서원 추향제가 새로운 서원 문화 형성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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