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트램 설치하자"…개발·보존 논란 재점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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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 트램 설치하자"…개발·보존 논란 재점화할까
  • 연합뉴스
  • 승인 2021.09.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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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도공사, 지하철 2호선과 연계 트램 설치 제안
케이블카 등 수차례 무산…환경단체 "다음 세대 위한 생태복원이 1순위"
무등산 정상[연합뉴스 자료사진]
무등산 정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케이블카, 전망 타워, 친환경 차 등 설치·운행이 논란 끝에 무산된 데 이어 무등산에 트램을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와 공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도시철도 2호선 완공 이후 핫플레이스 조성을 위한 4대 중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종합버스터미널∼농성역 교통망 구축, 역세권 인근 제휴 마케팅을 통한 수송 수요 증대, 금남로4가역 '1080 행복 스테이션' 조성, 무등산 관광 트레일 연구 등이다.

태스크포스는 2호선 산수역에서 충장사, 국립공원 원효 분소, 늦재 삼거리, 장불재로 이어지는 수소 트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무등산은 등산화를 신고 준비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8∼9부 능선에 주택이나 박물관이 있는 곳도 있다"며 "현재 군부대 도로에 트램을 설치해 중간에서 차도 마시고, 노인이나 장애인도 도시락을 싸서 가족과 함께 무등산의 4계를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트램[연합뉴스 자료사진]
스위스의 트램 [연합뉴스 자료사진]

무등산 정상 접근성을 높이고 방공포대 이전 후 천혜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시민과 함께 검토해보자는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공사 측은 전했다.

핵심 관광 콘텐츠나 랜드마크가 부족한 지역 사정을 고려해 무등산에 케이블카 등을 설치하자는 여론은 있었다.

관광 업계와 개발론자 등은 줄곧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했으며 2013년에는 광주와 무등산을 공유한 전남도에서 대형 전망 타워와 케이블카를 구상했다가 철회했다.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광주시는 원효사에서 장불재까지 6.4㎞ 구간에 전기버스를 운행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도 있었다.

내년 지방선거, 민선 8기를 전후해 무등산 활용이 다시 공론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자연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과 환경단체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여 결국 소모적 논쟁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무등산은 2012년 국립 공원으로 지정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개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국립 공원 지정 취지는 현 세대보다 다음 세대의 이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군부대가 이전하고 나면 훼손된 구간의 생태 복원이 1순위이지, 무등산을 복원한다면서 군부대 이전을 요구해 놓고 그 도로에 차나 트램이 통행하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시민 다수는 무등산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곳이기를 바랄 것"이라며 "탐방은 자연을 먼저 고려한 탐방이어야 하고, 관광 활용도 접근성보다는 공간이 갖는 생태적 가치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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