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당 일원화로 'ACC시네마테크' 사업 중단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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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 일원화로 'ACC시네마테크' 사업 중단 현실화
  • 신현호 기자
  • 승인 2021.10.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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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영화영상인연대 "시네마테크 수집 작품 800점 사장 위기"
ACC시네마테크 행사 오픈 이미지
ACC시네마테크 행사 오픈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의 일원화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우려했던 아시아문화원 사업들의 연속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4일 "문화전당 일원화에 따라 ACC시네마테크 사업 자체가 폐기 중단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의 일원화에 따른 채용공모가 지난달 30일자로 발표됐다"며 "모든 콘텐츠 기획 직군이 학예연구사로 채용되는 반면 시네마테크만 운영지원 업무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공고문에 나와 있는 업무는 기존 '시네마테크 사업' 외에 'XR스튜디오 촬영 편집과 메타버스 송출 서비스' 라는 분야까지 추가해 '다'군에 배치됐다"며 "이는 문화전당의 영화사업을 곧바로 폐기할 수 없어 억지로 짜맞춘 구색맞추기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개관 이래 7년 넘게 수집해온 800여 점의 아시아의 영화 자료들과 활용사업이 사장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 12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일원화 작업으로 내년 상반기로 연기된 '한국비디오 기획전'의 전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비디오 기획전'은 광주 영화인 조대영이 수십 년 동안 수집한 비디오컬렉션 3만 점을 통해 아날로그 시대의 영상문화와 지역 영화 활동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지역영화인들과 구상해왔다.

ACC시네마테크는 광주예술계와의 협력으로 꾸준한 지지를 받아왔으나 이번 조치로 지역문화예술계와 소통의 단절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CC시네마테크 업무 중단은 난해한 사업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아트, 영화, 미술, 융복합콘텐츠와 같은 동시대 문화콘텐츠산업의 원천자원과 AI, 메타버스 등 광주시가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래산업의 기초 토대가 무너짐을 관계당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단체는 전했다.

ACC시네마테크는 국내외 영화계 이슈를 선도하면서도 지역과 밀착하는 사업기획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한국영화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 한국영화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영화100주년 특별전 '한국나쁜영화 100년', 노동운동 영상을 만들어 온 '노동자뉴스제작단' 30주년을 기념하는 '내가 뉴스다!', 한국 최초 영화동아리 '얄라셩'의 '여럿 그리고 하나 : 얄랴셩에서 서울영화집단까지' 등을 기획하며 한국영화들의 숨겨진 자료들을 끄집어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한 '5·18 영화주간'에서는 전두환 정권이 5·18의 상흔을 지우기 위한 관제행사 '국풍81'을 비판한 작품 '국풍'(얄랴셩 제작, 1981)을 상영하고, 필름압수로 테이프로만 존재했던 '황무지'(김태영 감독, 1988)를 디지털화해 31년 만에 공개했다.

ACC시네마테크는 탄탄한 연구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문화전당의 설립목적에 맞는 기획전을 보여주며 아시아와 광주예술계의 핵심동력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카이두 클럽'을 비롯해 ACC시네마테크가 수집·발굴한 작품들과 제작 지원 작품들도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장기간 축적해온 아카이빙-연구-기획-제작-유통이라는 콘텐츠 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광주영화영상인연대 김지연 이사장은 "내년 광주 영화전담기구 설립과 함께 ACC시네마테크는 아시아 실험영화와 5·18과 관련된 한국독립영화사, 광주극장은 동시대 예술영화, 광주독립영화관은 독립영화라는 '광주영화 삼각벨트'의 한 축이 무너지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큐멘터리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거미의 땅'을 연출하고 광주 영화학교에서도 강연한 바 있는 김동령 감독은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ACC시네마테크와 광주극장의 역할이 참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내부의 이해관계, 산업논리, 정치논리로 인해 광주 스스로의 명예를 강등시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독립기획자로 활동하는 최하얀은 "ACC시네마테크는 동시대 영상 예술의 원형과 계보를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며 "청년예술가들과 기획자들에게 예술적 영감의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광주의 소중한 문화예술 자원을 잃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이번 문화전당 일원화에 따른 ACC시네마테크 사업의 불투명은 조속히 재고돼야 하며, 그동안 축적되어온 성과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게 문체부와 광주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안없이 문화전당 일원화가 강행될 경우 ACC시네마테크 사업과 같이 지난 수년간 축적된 성과마저 이어받지 못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장기간 표류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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