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요통, 심리치료로 진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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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요통, 심리치료로 진정시킨다"
  • 연합뉴스
  • 승인 2021.10.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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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요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뚜렷한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 요통은 심리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의대의 요니 아샤르 심리-정신과학 교수 연구팀은 신체적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1차성 만성 통증(primary chronic pain)에는 심리요법인 '통증 재처리 치료'(PRT: Pain Reprocessing Therapy)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PRT는 뇌는 신체 손상이 없거나 신체 손상이 회복된 후에도 통증이 나타난다는 전제(premise)에 근거한 것으로 치료의 목적은 환자에게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뇌의 메커니즘을 설명해 줌으로써 통증이 왜 생겼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이와 함께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PRT는 통증을 "의도적으로 잊게"(unlearn) 만들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만성 통증은 주로 신체에 발생한 문제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따라서 치료도 대부분 신체의 문제가 표적이었다.

그러나 만성 요통의 경우 약 85%가 '1차성 통증'이다. 이는 검사를 해 봐도 조직 손상 같은 뚜렷한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통증을 말한다.

통증이 신체에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고 신호라면 1차성 통증은 "허위 경고신호'가 켜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PRT는 이 가짜 경고신호를 끄기 위한 것이다.

허위 경고신호가 켜지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신경 회로의 오류(misfiring neural pathway) 때문이다.

만성 통증 때는 보상, 두려움과 관계가 있는 부위를 포함, 여러 뇌 부위가 급성 통증 때보다 더 활성화되는데 만성 통증 환자는 특정 신경망이 민감해 아주 가벼운 자극에도 과잉반응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지적한다.

그러나 통증이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생각을 고쳐먹으면 통증을 강화하는 뇌신경 회로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PRT는 미국의 통증 심리학자 앨런 고든이 개발한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통증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통증의 강도(0~10점)가 4점 이상인 만성 요통 남녀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P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4주 동안 모두 8차례 PRT를 1시간씩, 다른 그룹엔 가짜 PRT를 시행했다. 나머지 그룹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임상시험 전후에 이들에게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가 가벼운 통증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다.

치료 후 PRT 환자는 66%가 통증이 완전히 또는 거의 없어진데 비해 가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에 그쳤다. 또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10%만이 통증이 그쳤다.

4주간의 PRT는 뇌의 연결망(network)에 변화를 가져와 통증을 잊게 했으며 이러한 효과는 치료 후 1년이나 지속됐다.

이 정도의 통증 감소와 통증 감소의 지속성은 그 어떤 만성 통증 치료법 임상시험에서도 나타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PRT 치료 환자들의 뇌를 fMRI로 스캔하면서 가벼운 통증 자극에 노출시켜 봤다.

그 결과 통증 처리(pain processing)와 관련된 뇌 부위인 전측 뇌섬엽(anterior insula)과 전측 중심부 대상피질(anterior midcingulate)의 활동이 상당히 조용해 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심리치료가 만성 통증에 잠재력이 크고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체 손상으로 뇌가 겪은 신경 회로의 변화는 신체 손상이 완전히 복구된 후에도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의 원인이 뇌에 있다면 그 해결책도 뇌에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치료법이 만성 요통 이외에 다른 만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정신의학'(JAMA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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