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치 잘했다? 되돌아본 전두환 정권의 갖은 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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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치 잘했다? 되돌아본 전두환 정권의 갖은 악행
  • 연합뉴스
  • 승인 2021.10.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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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강제징집·고문치사·간첩단 조작…전 분야서 헌정 파괴
전두환정권 5ㆍ18유족 분열공작 (PG)
전두환정권 5ㆍ18유족 분열공작 (PG)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한 발언을 두고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두환 정권의 과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79년 12·12쿠데타로 군부를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정권을 완벽히 찬탈하기 위해 이듬해 5월 비상계엄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반발한 전국의 대학생들이 18일 동시에 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정작 시위에 나선 것은 광주뿐이었다.

이것이 5·18 민주화운동의 직접적인 시발점이 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했다.

과연 윤 전 총장의 말처럼 쿠데타와 5·18 이후 전두환 정권의 통치는 본받을 만 했을까.

5·18 민주항쟁을 피로 짓밟은 전두환 정권이 구성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데 앞장섰다.

최규하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국보위 상임위원장이었던 전두환이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삼권 분립을 파괴했다.

국보위를 통한 전두환의 독재 정권은 거칠 것이 없었다.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인상이 험하다는 이유로, 경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시민들을 가두고 강제 노역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가혹한 훈련과 구타로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마저 무시되던 곳이었다.

피해자들은 삼청교육대 출소 이후에도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전두환 정권은 또 1980년대 초·중반 '강제징집'을 실시했다.

대학에서 시위하다 붙잡힌 학생들에게 감옥에 갈지, 군대에 갈지 반강제적인 선택을 강요했다.

군대에 끌려간 학생들은 헌병대나 보안사에 끌려가 함께 시위한 학생들을 실토하라는 유무형의 협박을 당했고, 일부는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부분은 자살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그들의 죽음에는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있다.

군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영화 '1987'에서 다룬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도 전두환 정권에서 자행한 일이었다.

고문을 받던 박 군이 사망하자 경찰은 "턱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발표했지만 언론에 의해 고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꼬리를 잡혔다.

이런 식으로 전두환이 '전문가'에게 맡겨 운영토록 한 국가 기관들에선 정권 내내 물고문과 전기 고문, 성 고문이 자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무고한 시민과 학생을 북한 간첩으로 몰아간 것도 전두환 정권의 주특기였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학생들을 잔혹하게 고문해 간첩이라고 자백을 받는 수법이었다.

당시 체포된 대학생들이 모인 서울 대학로의 '학림다방'에서 이름이 유래한 학림사건과 '부산의 학림사건'이라는 뜻의 '부림사건'이 대표적인 전두환 정권의 간첩 조작 사건이다.

홍콩 주재원으로 있던 한국인 남성이 부부싸움 끝에 부인(일명 수지 김)을 살해한 사건을 조작해 여간첩이 남편을 납북하려고 시도한 사건으로 조작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재일교포 간첩 사건과 납북 어부 사건 등 조작된 간첩 사건은 알려진 것만 수십건에 이른다.

전두환 정권은 이런 간첩 사건을 통한 반공 정치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숙청하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 했다.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전씨는 대통령 재임 기간 정치자금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기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1997년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 그는 재임 중 모두 9천500여억원을 거둬들였으며 이 가운데 기업으로부터 받은 비자금은 7천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을 통해 추징금 2천20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313억여만원을 납부한 뒤 '예금자산이 29만원'이라며 완납하지 않고 있어 강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근대사를 연구하며 정부의 진상조사에 참여했던 한 역사학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역사에는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며 "굳이 광주의 아픔과 한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두환 정권이 어떻게 역사를 망가뜨렸는지 알면 (대선 후보가) 이런 말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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