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돈'…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는 왜 눈덩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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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돈'…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는 왜 눈덩이 됐나
  • 연합뉴스
  • 승인 2021.11.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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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천억→2조579억→2조1천761억→3조원 이상?
10년 허송, 비용 부담으로…광주시 "정부와 심도 있게 논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기공식[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기공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예산 부족이 우려된다.

갈팡질팡한 정책 결정으로 허비한 시간이 비용으로 연결된 셈이어서 같은 시행착오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2호선 건설 총사업비는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지상고가 설계 기준 1조7천394억으로 책정됐다.

이후 기본계획까지 세워졌지만 2호선 건립 타당성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면서 사업에는 제동이 걸렸다.

광주시가 다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2016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총사업비는 2조579억원으로 늘었다.

지상 고가에서 지하 저심도 방식으로 기본 설계가 바뀌어 예산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른바 저심도 논란으로 사업은 다시 공전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018년 취임 직후 공론화를 통해 다수의 찬성으로 저심도 방식 건설 방안을 확정했다.

이듬해 6월 1단계 첫 삽을 뜨기 전 기획재정부에서 승인한 총사업비는 2조1천761억원이었다.

국비 60%, 지방비 40% 비율로 충당하며 현재까지 집행된 예산은 공정률 29%를 보이는 1단계 3천609억원, 2단계는 220억원이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노선[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노선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본격화하기 전인 2단계를 중심으로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실시설계 결과 최초 예산이 책정된 뒤 10여년간 물가와 임금이 상승했고, 그 사이 법령 제·개정으로 강화된 안전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 구간 지반 조사 결과 일부 구간은 지하화해야 할 필요가 있고 공사 구간에서 암반이 나오는 등 현장 여건도 반영해야 한다고 광주시는 하소연했다.

광주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증액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물가·임금 상승으로 2천357억원, 법령 개정으로 1천700여억원이 더 필요하게 됐다고 전했다.

증액해야 할 예산만 9천억원대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산이 기존 추정액보다 15% 이상 늘어나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광주시는 조사 기간만큼 개통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 재조사 없이 사업비를 증액할 방안과 규모를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연내에 협의를 마치면 공사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 정책 결정 번복으로 사업비 증가의 원인을 제공하고 '일단 삽부터 뜨고 보자'는 식으로 국비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친환경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 제고, 기후 위기 대응, 원활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투명하게 노출하고 설명해 국비를 확보하겠다"며 "중앙 부처와 심도 있게 논의해 적정한 시점과 지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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