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찬 바람 불어오면 혈관 건강 '빨간불'…"온도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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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찬 바람 불어오면 혈관 건강 '빨간불'…"온도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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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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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동맥경화부터 잡아야 심근경색 예방"
"혈관은 80% 막히기 전까지 인지 못 해…고혈압·고지혈·당뇨 관리 필수"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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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은 70∼80% 좁아질 때까지 스스로 자각하질 못합니다. 8차선 도로는 7차선으로 좁아져도 무리가 없죠. 하지만 이미 혈관이 2차선으로 좁아졌는데 여기서 급격한 온도 변화까지 겹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위험한 겁니다."

박경우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원장)는 찬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에는 혈관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박 교수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일어날 위험이 커진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통증을 느끼는 증세를 뜻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이 뛰는 데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심장동맥이 막히면서 심장근육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이 움츠러들듯이 몸속의 혈관도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심혈관계에 부담이 커지고,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관상동맥 벽에 쌓인 동맥경화반에 균열이 생기거나 떨어져나올 수도 있다. 실제 심혈관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잦은 시기다. ?????

특히 동맥경화증이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있거나 고령이라면 이미 혈관 건강이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운동을 할 때 가슴 한가운데 흉통이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살피는 게 좋다.

박 교수는 "대개 심근경색으로 인한 흉통은 근육이 피를 필요로 하는데 피가 모자란 '허혈' 때문에 생긴다"며 "평소에 경험하지 않았던 흉통이 반복되고 운동할 때 심해지거나 이런 증상이 점차 악화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평소 5∼6층 정도는 거뜬하게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사람이 2∼3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차거나 가쁘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심근경색 증상은 환자마다 다른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위험인자가 있고 가족 중에 40∼50대에 조기에 스텐트 시술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윗배부터 목 끝까지 나타나는 모든 불편함을 의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는 좀 더 섬세하게 관찰해야 한다. 전반적인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흉통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흉통보다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지속한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았다가 심근경색 환자로 진단받기도 한다.

심근경색 예방책은 동맥경화 위험인자를 관리하면서 등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혈관이 노화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 외부 요인은 젊었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혈관의 노화는 수도관이 녹스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오랫동안 쓰다 보면 당연히 조금씩은 녹슬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지저분한 물로 수도관을 계속 거르면 더 찌꺼기가 쌓이지 않겠느냐.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고 금연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일교차가 크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같은 때에는 밖에서 무리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그는 "가끔 환자 중에 아주 추운 날씨에도 야외 운동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급격한 온도 차로 혈관이 빠르게 수축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는 늘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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